제일은행 테헤란로지점(지점장 신풍식)에서 30억원의 고객예금 횡령 외에
통장에 잔고가 없는데도 10억여원이 인출된 것으로 추가로 드러났다.

또 지난 1일 전만일 국민은행 도곡동 지점장이 자살함으로써 드러난 1백
20만달러의 외환사고는 국민은행과 거래 상대방인 중국은행(Bank Of China)
간의 국제소송으로 번질 전망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제일은행 테헤란로 지점의 김성일대리(37)가 지난2월
4일부터 3월 16일까지 26개의 고객통장을 파손된 것으로 위장,통장을 다시
발급 받아 인출하는 방법으로 30억원의 고객돈을 빼내 도주하는 예금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그러나 31일 실제 통장을 갖고 있던 고객 4-5명이 출금을 요청,테헤란로
지점에서 이들에게 10억여원을 인출해 줬다는 것이다.

고객이 제시한 통장에는 예금이 있는 것으로 돼있지만 김대리가 고객
모르게 돈을 모두 빼낸 상태여서 실제로는 잔고가 없었다는 점에서 무잔고
예금인출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한달이 넘도록 30억원이 변칙인출되는 과정이 지점안에서 전혀 체크되지
않은 점이나 잔고가 없는 상태에서 10억원이 인출된 "이해할수 없는" 사건이
발생,이은행의 내부통제에 큰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 내부 공모가 있었는지 의혹을 사고 있다.

또 30억원이 빠져 나간 시점이 2월4일부터 3월16일까지인데 그후 보름동안
조용히 있던 예금주들이 31일에야 한꺼번에 예금인출을 원한 것도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변칙 인출된 30억원은 보통예금 가계금전신탁등 다양하며 1억5천만원이나
2억원짜리등 거액계좌도 적지않다.

사고가 터지자 마자 도주했던 김대리가 2일 검찰에 자진출두,조만간 진상이
드러날 것이다.

통장 재발급과 무잔고 예금 인출과정에서 금융 실명제를 위반 했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으나 이는 검사가 끝나지 않아 확실치 않다.

이와 관련,육영진 제일은행 검사부장은 "중간조사만으로 보면 실명제 위반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드러난 국민은행 도곡동 지점의 외환사고는 도곡동지점이 작년
12월 20일과 23일 중국 수출업체인 KC선일무역(대표 김일수)으로부터 수출
환어음 1백 19만 9천달러를 매입(수출대금 결제)하고 신용장 개설은행인
중국은행 심양지점에 대금을 청구했으나 신용장과 선하증권에 하자가 있다며
중국은행측이 지급을 거절해 발생한 것이다.

중국은행측은 <>어음 지급인이 신용장에 나타난 지급인과 다르고 <>상업
송장에 화물 게재 상태가 기재되지 않았으며 <>포장명세서에 CORE로 기재
돼야 하나 COR로 기재돼 있는 등 8가지의 하자가 있다고 통보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1월8일 중국은행측으로부터 이같은 서류 하자 내용을
통보 받았으나 지급 거절 사유까지는 안된다고 판단,대금지급을 수차례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미한 오류"여서 지급거절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측은 중국은행에서 상업송장 선하증권및 기타 부속서류등
운송서류가 도착하는대로 수출대금을 회수하기 위해 서울민사지방법원에
중국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어서 이번 외환사고는 한중 양국
은행간 국제소송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금융계는 도곡동 지점장이 수출업자인 KC선일무역에 사기를 당한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C선일무역이 중국 수입업자와 짜고 엉터리물건을 실었거나 아예 물건도
싣지도 않고 서류를 발급받아 은행돈을 얻어냈다는 추정이다.

KC선일무역의 김일수사장은 중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만일 지점장이 사기를 당했다 하더라도 금액이 10억원상당으로
"그리 많지 않고" 중국은행측과의 소송결과를 기다려봐야 하는데도
자살이라는 최후의 방법을 택한데 대해 "아직 가려지 않은 무엇인가가 더
있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