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연극인생의 결산이니 회고니 하는 말들을 하지만 저에게는 ''이제야
연습이 끝났다''하는 느낌이 들어요. 매년 한편씩은 만들어 낸다는 마음으로
허겁지겁 달려왔어요. 이번무대를 보다 분명한 내 목소리를 내기 위한 하나
의 전기로 삼을 생각입니다." 극작가.연출가로서 32년째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시대의 연극천재"오태석씨(54,극단 목화 대표)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총점검해 보는 "오태석 연극제"를 4월1일~7월1일 예술의전당 자유
소극장에서 갖는다. 이번 연극제는 예술의전당이 기획한 "오늘의 작가"
시리즈 제1탄으로 오씨가 최근에 발표한 작품 5편을 골라 네 달간 집중공연
하게 된다. 지난해 제1회 대산문학상 희곡수상작인"심청이는 왜 두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를 필두로 "아프리카" "자전거" "비닐하우스"와
미발표작 "도라지"등의 무대를 연속 마련해 그의 "리허설시기"를 마감해
보고자 한다.

맛갈진 우리말로 가장 한국적인 연극어법을 완성시켰다는 찬사와 작품의
난해함으로 "자기연극의 도취"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는 오씨는 "제
연극이 어렵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되는데 그건 "에둘러감의 미학"을 잘
인식하지 못한 탓일겁니다. 직설적으로 또 합리적으로 표현할 때 그거
어디 재미가 있겠어요. 이보다는 변죽을 울리면서 돌아서 갈 때 관객들은
그들의 몫을 갖게되는 거지요. "라며 심오한 연극관을 피력했다.

연세대 철학과 2년시절인 62년 연희극예술회에 가입해 연극과 첫 인연을
맺은 오씨는 63년 5.16군사정권의 신인예술제에 "영광"이 당선되면서 화려한
그의 연극인생을 출발했다. 73년 발표한 "태"는 한국최초의 해외 공연작품
이 되었으며 "사추기"(79년) "산수유"(80년)는 서울비평가그룹의 작품상 제
1회와 2회 수상작이 되었다. 이 밖에도 87년에는 서울 연극제 대상 수장작
"부자유친"을 발표했으며 지난해에는 "백마강 달밤에"로 백상예술상 희곡상
과 연극 평론가 협회에서 수여하는 작품상을 받는등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끊임없이 내놓았었다.

<윤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