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동시에 여기저기 흩어지기 십상이어서 학창시절의 추억들을 간직
하려는 모임이 자연스레 이뤄진다. 화우회의 결성도 이런 의미리라 생각
한다.
누가 어떻게 해서 모임이 결성됐다고 단정키 어렵다. 산발적으로 만나
소주잔을 기울이느니 틀을 갖자는 이유에서 친구들을 모은 것이 화우회
였다.
20대초반이라 모두 미혼이었고 패기가 만만해 결성 첫날 흩어짐 없이 만날
수 있게 된것에 모두를 흥분하며 흡족해 했다. 회칙을 만들고 회의운영을
얘기할때 상기됐던 표정들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처음에는 장학기금모금에 운영목적을 두었다. 아직까지는 기금이 충분치
못해 장학사업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그동안 모은 기천만원의
기금을 생각하면 뿌듯한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회원들의 나이 차래야 1년
내외지만 회장은 나이순으로 선임했다.
회의 운영은 항상 만장일치의 의사통일로 행해지지만 지금까지 그누구도
언짢은 행동이나 언사를 한 친구는 한명도 없다. 지금은 40대초반의 중년이
돼 있지만 아직까지 모두가 건강하고 훌륭한 가정을 이뤄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모두가 좋은 직장에서 신임받고 인정받는 사회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인가.
테니스와 낚시광으로 자기가 회장일때는 회원들을 낚시터로만 데려가려
했던 박신재군(개인사업), 노래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찬종군(태평양
생명 강남영업소장), 박정민군(한국산업리스 특수영업부장)은 군휴가때의
에피소드를 모일때마다 빼놓지 않고 읊조려 우리를 즐겁게 한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득달같이 전화로 위로해주는 강동숙(국민은행 검사부
차장), 이현의친구(국민렌탈 상무이사), 부인의 노래솜씨가 일품으로 바둑
때문에 모임에서 밉지 않은 말썽을 일으키는 최광담친구(서울신탁은행
신탁부 차장), 학교시절부터 효자로 소문이 자자한 배석경(국민은행 검사부
차장).
한사람 한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그 우정들이 얼마나 새롭게 또 오르는지
모른다. 1년에 1회 정기총회는 꼭 부부동반으로 모여 화합을 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