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경제비서실이 경제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체 직원수의 절반인 11명의 박사가 포진한 최고 경제엘리뜨 집단인
이들의 "경제공부"는 다소 아이러니하게 들리는 면도 없지않다. 그러나
경제비서실은 금주부터 매주토요일 정례적인"주말 경제학습회"를 갖기로
결정,청와대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경제비서실이 주말 경제학습을 정례화하기로 한것은 박재윤수석의
아이디어.

"국제화 세계화가 그어느때보다 강조되는 마당에 대통령을 보좌하는 경제
비서실이 여기에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박수석의 지론이 "주말경제학습회"
란 형태로 구체화된 셈이다. 여기에는 지난 5일과 12일,시험적으로 열린
해외출장을 다녀온 2명의 직원이 주제한 "출장보고회"의 효과가 매우
좋았다는 나름대로의 평가도 한몫을 했다.

경제비서실이 구상중인 "주말 경제학습회"의 유형은 대략 이렇다. 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경부터,장소는 비서실 3층 대회의실. 박수석이하 경제
비서실직원 전원이 참석한다. 주제발표자로 선정된 사람은 특정 전문분야에
대해 한시간정도 강연한다. 강연이 끝난뒤에는 질의응답과 격이없는 토의
시간도 갖는다.

19일에 있게될 첫번째 학습의 주제발표자는 거시경제비서실의 변양호
행정관으로 정해졌다. 그는 재무부 과장출신으로 미국 북일리노이대학
경제학박사이기도 하다. 변행정관은 이날 "자본자유화와 거시경제의 안정"
이란 제목으로 대부분 그의 선배가되는 20여명의 경제비서실 "호화멤버"
앞에서 강연하고 질문도 받게된다.

다음주 이후부터의 주제발표자도 내정되어 있다. 산업통상팀의 김정곤
행정관이"그린라운드",거시경제팀의 허종구 행정관이 "부동산 세제의
문제점과 개선대책",간접자본팀의 권도엽행정관은 "수도권정비 및 국토
이용관리"등의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주제발표자가 내부에서만 선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에 근무하는 모
검사가 내정되어 있는가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근무하는 어느 박사의
초청계획도 마련되어 있다.

주말경제학습회에 대한 비서실직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꼭 필요한 경제현안에 대한 폭넓은 상식을 습득할 수 있는 흔치않는 기회
인것 같아요"역시 경제학박사인 한 직원의 말이다. 어느 비서관은 "자신의
전공분야외엔 자칫 소흘하기 쉬운 경제엘리뜨들의 헛점을 보완해주는 효과
가 적지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공부를 하자는 참뜻은
좋지만 여러가지 약속이 많은 토요일 오후에 이런 모임을 갖는 것이 부담
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경제비서실이 주말경제학습회를 갖기로한데대한 청와대안에서의 관심도
적지않다. 경제문제가 국정의 최우선 과제가 되다시피한 상황인 만큼,다른
비서실 직원들도 청강(?)이 가능한지를 물어오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비서실의 "주말 학습회"가 어쩌면 청와대내의 "공부바람"에 불을
지피는 도화선이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