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업협회가 해외증권발행과 관련한 증권사 임원회의 내용을 무시
하고 독단적으로 재무부에 건의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또 국제적인 관행과 달리 삼성전자가 해외증권의 발행이 확정되기도 전에
해외증권 발행을 위한 투자설명회를 시작하기로해 증협과 재무부가 발행
기업을 사전에 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업협회가 지난 15일 해외증권 발행과 관련해
재무부에 건의한 내용 일부가 업계의견과 달리 증협이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증협은 이달초 마련한 해외증권발행물량조정기준이 대규모물량의 발행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15일 해외증권발행 주간사를
맡은 9개증권사 담당 임원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재무부에
"2.4분기중 해외증권발행물량을 늘려 이것을 초우량대기업용으로 배정해
주던가 아니면 발행한도를 대기업용과 중소기업용으로 구분해 정해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이 회의 참석자들은 대부분 물량을 늘려달라는 내용을 증협이
재무부에 건의해달라는게 이날 회의의 결론이었으나 대기업. 중소기업
한도 분리는 본격적으로 거론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증협의 이번 건의는 업계의견을 무시한 자의적 처사라고 비난
하면서 일부에서는 증협의 이같은 건의가 특정기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1억달러짜리 해외DR(주식예탁증서)발행 주간사를 맡은
쌍용투자증권이 발행여부가 확정되기도 전에 로드쇼(투자설명회)에 나서
이같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쌍용투자증권은 오는18일 홍콩 21일 뉴욕 22일 보스턴 24일 런던에서
로드쇼를 갖고 25일 런던에서 조인식을 가진다는 계획아래 이날 김석동
전무등이 출국했다.

증권업계관계자들은 쌍용투자증권이 한번에 수만달러의 비용이 들어가는
로드쇼를 열기로 한 것은 이미 삼성전자의 해외DR발행이 사실상 승인받은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건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