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가죽 양가죽 돼지가죽등 가죽원단을 만드는 업체와 이를 소재로 의류나
신발 소파등을 가공하는 수요업체들이 가죽원단을 팔고 사는 가죽장이
개설된다.

신일피혁의 임태길사장은 창고로 쓰고있는 서울 장안동의 건평3백평규모
공장을 무료로 제공,가죽시장을 운영키로 했다.

가죽장은 내달19일 개장하는것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7일장으로
열린다. 이런 형태의 장이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죽은 일반인들이 보기엔 대동소이한 것 같지만 전문가들의 안목으론
재질에 따라 품질과 등급 색상이 천차만별이다. 가격도 평방피트당
1달러에서 5달러에 이르기까지 가지각색이다.

이를 사용하는 업체들은 국내에서 자기가 원하는 품질과 색상의 가죽이
나오는지를 몰라 멀리 이탈리아나 스페인등지에서 비싼 값을 주고 사오는
사례도 왕왕 있다.

이런 사례를 막고 침체된 국내 가죽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가죽원단을 거래하는 시장을 개설키로 한것이다.

아이디어를 낸 것은 신일피혁의 임태길사장. 그는 지난달 하순 피혁제품
수출조합 정기총회에서 새이사장으로 선임되자 첫사업으로 가죽장을 개설
키로 했다.

영세한 업체들이 많아 적당한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고
현재 창고로 쓰는 제2공장을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

"가죽원단이나 이를 소재로한 봉제업체 모두 영세기업이 많습니다. 따라서
한국종합전시장에서 전시회를 열려해도 참가할 여력이 있는 업체가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이들 업체에게 조그만 도움이라도 주고 싶은 생각에서 아이디어를 냈는데
업체들의 반응이 무척 좋아요" 임사장은 우선 피혁제품수출조합과 피혁공업
협동조합이 주관이 돼 업체에게 이같은 계획을 통보하고 신청을 받고있다.

국내 원단업체와 봉제업체 1백여개사를 비롯, 국내외 바이어도 초청해
수출확대의 장으로도 만들어 나갈 구상이다.

"업체들이 힘을 합치고 지혜를 짜내면 경영환경이 아무리 어려워도
80년대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임사장은 가죽장이
피혁산업회생의 조그만 불씨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