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악구봉천동 "까치고개"중턱에 위치한 중견작가 강진옥씨(46)의
화실에는 항상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이 흘러나온다.

북구고유의 어두운 하머니에 비애와 우수가 흐르는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협주곡에서부터 낭만적인 브람스의 교향곡,매혹적선율에 애수를
담은 쇼팽의피아노협주곡,바흐,슈베르트,모짜르트의 음악까지.

오는 22일부터 31일까지 갤러리신현대(서울압구정동현대백화점지하2층)에서
개인전을 갖는 강진옥씨의 작품들은 이같은 음악들이 용해된 그림들이다.

"음악을 너무너무 좋아해요. 생각이 꽉막힐때 음악회에 가면 뚫려서
오지요. 음악을 들으면 뭔가 샘솟는듯한 신선한 영감이 떠오릅니다. 물론
아름다운 시,연극영화등 다른 예술분야도 미술을 좋아하는 양과 부피만큼
사랑하지요" 이번전시회의 출품작은 "의식의 정원"을 주제로 한 유화
20여점. 그의 작품에는 탁자와 의자가 있고 화병 접시 찻잔 꽃 화분 글라스
과일 주전자등 정물화에서 흔히 볼수있는 소재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단순히 눈에 보이는 사실의재현이 아닌,사유,즉 고도의 세련된 미감에 의해
배치 배열되는 독특한 이미 지구성방식을 갖고있는것이 특징.

특히 사실적인 묘사기법이 이용되지않고 대부분 실루엣형식으로 그려져
실체에 대한 확인보다는 허상으로서의 이미지가 "관념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고있다.

"행복이라든가 아름다움같은 것들은 크고위대한것이 아니라 생활주변속의
작은 것에서도 찾을 수있다 생각했어요. 이를테면 루즈나 화장품,글라스
등에서도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할수있지요. 컵과 대화를 하고 컵끼리
대화를 하는등 정물과 교감하면서 제내면의 하고싶은 얘기를 했어요" 강씨는
"나이가 들수록 많은 표현보다 "절제했을때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되는것
같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풍경이나 인체보다는 생활속의 가까운 물건들을
소재로한 작품을 계속 만들겠다고. 홍익대 미대와 동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강씨의 개인전은 이번이 5번째.

"더욱 열정적으로 그림에 푹빠져 좋은 작품을 남기겠다"고 힘주어
말하는강씨는 "앞으로 개인전을 해마다 여는등 활발한 활동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