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외국기업들의 미국내 투자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규제완화
시책의 추진을 검토하면서 안보관련규정 및 독점금지법의 탄력적인 적용
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외국기업유치를 위해 개도국들도 제시하기 어려운 공장용지
무상제공,설비 운영자금의 장기저리융자,각종 세제지원제도등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한 노력은 개발도상국들도 뒤지지 않는다. 동남아
중국 멕시코등은 최근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외국인투자가 성장의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외국기업의 투자활동
에 장애가 되는 제도와 절차를 개선하고 투자환경의 정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5년간 개도국의 외국인 투자유치실적을 볼때 중국 876억달러,태국
304억달러,말레이시아 247억달러로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 55억
달러의 4~16배에 이르고 있다.
선진국들은 완벽하게 정비된 투자환경과 높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통해,
그리고 개발도상국들은 저임의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유치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늦게나마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 APEC정상회담
에서 김영삼대통령이 "한국을 세계에서 외국인투자가가 가장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데 따라 관련부처에서는 범정부차원의 종합적인
외국인투자 활성화방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환경을 외국인 투자기업의 입장에서 재조명,경쟁국
수준 이상으로 개선하고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서비스의 질적개선과 양적
확대를 도모하는 것을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그 대책마련의 실무를 전담할
"외국인 투자유치기획단"을 발족시키는 등 사뭇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투자환경을 개선하고 제도와 절차를 정비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외국인투자를 필요로 하는 우리의 경제환경이
과거와 같지 않고 외국인투자유치를 둘러싼 경쟁여건도 70~80년대와는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의 외국인투자정책은 과거 경제개발 초기에 내자 동원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외자를 유치해 저축과 투자의 갭을 메우는 형태의 후진국
형일 수는 없으며 실제로 임금수준이나 물류비용,토지가격이나 물가수준,
금리등 제반 생산요소 측면에서 중국이나 동남아등 후발개도국들 보다
경쟁적인 조건을 제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늘날 우리경제가 직면해 있는 국제화와 개방화,그리고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국제경쟁력 제고라는 정책과제및 국내외 경제여건을 고려할때
우리의 외국인 직접투자전략은 보다 선진화되고 차별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제도와 관행을 정비하여 국제화하고 재래 생산기반을 중심으로
하는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세계적인 투자유치 경쟁에 나서기 위한
필요조건에 불과하며 우리가 당면한 정책과제를 해결하고 경제현실에 맞는
외국기업 투자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투자환경조성과
산업기반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국가경제의 국제화 전략 차원에서 세계 일류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에 필요한 첨단정보 통신망을 구축하고 첨단기업들의 생산활동이
필요로 하는 우수인력을 공급하며 금융산업과 자본시장을 국제화하는등
새로운 차원의 투자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동집약적 상품의 저렴한 생산
기지가 아닌 세계 일류기업들의 전략적 투자대상지로 각광받을수 있다.
우리의 경쟁국인 대만과 싱가포르가 세계일류기업들의 아시아지역 본부를
유치하여 자국을 국제비즈니스센터로 발전시키기 위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아.태영운중심"이나 OHQ(Operational Headquarter)계획등은 우리의
외국기업 투자유치 전략수립에 좋은 참고가 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