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외국영주권을 가진 외국동포들의 카지노 출입을 전면 금지한
방침을 바꿔 지난달부터 다시 이들의 출입을 공식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경찰의 이런 조처는 지난해 7월 카지노의 탈세 및 외화유출 사실이 드
러나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내렸던 조처를 7개월 만에 뚜렷한 법적 근
거없이 철회한 것이어서 카지노업계의 로비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달 16일 각 지방경찰청에 공문을
보내 "외국영주권을 지닌 동포들의 카지노 출입을 단속하지 말라"고 지
시했다.
경찰청은 이에 앞서 지난해 7월23일 외국영주권을 지닌 동포는 법적으
로 내국인이므로 외국인 전용시설인 카지노에는 드나들 수 없다는 법규정
을 재확인하고, 일선 경찰에 외국영주권자의 카지노 출입을 강력히 단속
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단속을 하지 않아온
동포들의 카지노 출입 문제가 카지노 비리문제와 맞물려 비난이 일자 서
둘러 이들의 출입단속을 지시했다.
현행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카지노에서 내
국인을 출입시킬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
며, 행정적으로는 1차 위반 때 영업정지 1개월, 2차 위반 때 영업정지 3
개월, 3차 위반 때는 허가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경찰의 카지노 단속 지침에는 파출소는 한달에 한차례 이상, 경찰서
는 두달에 한차례 이상 정기단속을 벌이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말 경찰위원회에서 카지노에
대한 동포 출입 제한조처를 완화해달라는 결의안을 냈으며 주일한국영사
관쪽에서도 같은 취지의 건의를 해왔다"고 말해 업계쪽의 간접 로비가
있었음을 내비치고 "이런 건의내용 등을 감안해 외화획득 차원에서 독자
적으로 결정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처는 지난 2월 취임한 최형우
내무부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이번 카지노 단속
완화가 정부차원에서 이뤄진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서울 워커힐카지노 등 우리나라 카지노업소들의 전체수입 가운데
20% 가량은 재일동포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