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발을 디딘지 어언 20여년이 되었다.
사람들은 세월이 빠르다는 사실을 여러가지 사물이나 사실에 비유하여
표현하고 있지만 나에게는 마치 우리나라에도 멀지않아 도입될 고속
전철과 같이 느껴진다.

그리 오래살지도 않았지만,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앞뒤가릴 틈도
없이 정신없이 지내온게 사실이다. 친구들과 다정다감한 이야기들을
나눌 여유가 제대로 없었고, 내건강에 관하여는 무언가 실행에 옮기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심각하게 생각해본적도 별로 없었던것 같다. 그러던
중에 학교 동창중 한친구의 권유와 안내로 몇명의 동창들이 서울근교의
청계산 등산을 하게된것은 92년 봄이었다. 그날 정상에 오르기에 가장
힘들었던 친구가 -물론 적당히 아랫배가 나오고 술도 어느정도 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상상할수 있겠지만- 의외로 적극적으로 나서서 서울고
21회동창 등산모임을 갖게되었다.

모임의 이름을 매솔회라고 정하였는데 매솔회라는 이름은 동기회수
"21"에서 따왔다. "2"에서는 매조의 앞글자 매를, "1"에서는 솔을 따왔다.
유통업을 영위하는 한효택군이 회장을 맡고있고 총무는 이주상군이
수고하고있다. 총무는 일요일 아침마다 회원집으로 전화를 걸어 회원들을
독려하고있다. 수십명에게 전화를 하다보니 자연히 이른 새벽부터 잠을
깨워 이따금씩 애교있는 원성도 듣지만 늘 고맙게 생각하고있다.

하나 둘 회원수가 늘어 지금은 4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가급적 많은
친구들이 참여하도록 시간과 장소를 정해놓았다. 매주 일요일 아침
8시30분에 성남시 원지동에서 출발하여(실제로는 늦게 도착하는 벗들을
위하여 9시에 등산함)정상 매봉에 올라 상쾌한 기분을 만끽하면서 잠시
간식과 더불어 이야기를 나누고 하산하면 12시정도가 된다. 그리 높지않은
산이지만 몇군데 가파른 난코스가 가끔씩 애를 먹인다. 매주 십여명은 늘
나오고 있으며 개근상을 받을만한 열성회원도 여러명 있다.

매솔회는 산 정상에서의 다양한 간식 메뉴로 유명하다. 뜻있는 회원
몇몇의 내조가 많은 도움을 주고있는데, 참치회 마파두부 선지국 주먹밥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요즈음에는 가끔 회원가족을 동반하기도 하며,
월1회정도는 청계산 이외의 다른 산에 오르고 있다.
김동건(제일은행) 신중성(삼도물산) 이정우(대우증권) 윤태호(평화은행)
김선욱(계림메디칼) 황인창(신무림제지) 허만회(한의사) 김용안(의사)
김기봉(중앙대교수) 최춘선(USM) 신병호(육사)군과 사업체의 대표이거나
경영자인 김용희 박종구 이찬 김상수군 등이 자주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