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일통상보복이 강도높게 추진되면서 그 불똥이 우리나라에도
튀지 않을까 관심이 모아지고있다.

특히 16일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릴 제3차DEC(경제협력대화)의제로
미국측은 법률시장 전면개방을 비롯 <>특허법등 외국지적재산권 보호장치
강화 <>유통시장개방및 외국인투자자유화일정 단축 <>자동차관세인하
<>서류송달업및 외국인학원시장의 조기개방등을 제시해 놓고있어 협상결과
에 귀추가 주목되고있다.

협상결과에 따라서는 미국측이 일본에 대해 취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측에도 일정한 형태의 "보복"을 가할 가능성이 없지않다는게 일부
통상전문가들의 우려이기도 하다.

미국측은 특히 우루과이라운드(UR)협정에서 우리측이 양허를 거부한 변호사
변리사등 법률시장개방이외에도 <>시내 시외 국제전화, 전신서비스등 기본
통신분야와 <>금융시장개방일정의 단축등도 단골메뉴로 요구해온터여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있다.

물론 이들 문제에도 불구, 한미간의 통상관계는 최근 비교적 무난한
상태를 이어왔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렇다할 마찰요인이 크게 일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세를 이루고있다.

무엇보다도 양국간 무역수지가 지난 91년이후 우리나라가 소폭 적자를
보이거나 균형상태를 유지해와 적어도 상품교역분야에서는 이렇다할
마찰요인이 불거져나오기 어렵게됐다는 점이 이같은 낙관론의 근거다.

최근 미일간에 일고있는 무역마찰의 근본원인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있는 미국의 대일무역적자를 줄여보려는 미국정부의 "안간힘"에서
나왔다는 점을 비춰봐도 우리측이 지레 "솥뚜껑"에 놀랄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도 그래서 나오고있다.

현재 양국간에 상품분야에서 일고있는 통상마찰요인은 자동차정도일
뿐이라는 현실도 이같은 낙관론을 어느정도 반증해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교역분야가 잠잠하다고 해서 낙관론을 피는 것은 조금 안일한
"상황인식"이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UR협상을 전후해 파상적으로 제기됐던 미국의 한국내 금융시장개방압력을
비롯해서 기본통신시장개방문제와 이번 DEC에서 정식의제로 채택된 법률시장
전면개방문제등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미국의 대한통상공세 "거리"가 될게
분명하다.

문제는 국내관련산업의 경쟁력수준등을 감안할 때 우리정부가 이들 분야의
개방요구를 들어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데 있다.

미국은 우리측의 이같은 "아킬레스건"을 이따금씩 건드리면서 다른 부문
에서 양보를 얻어내는 "성동격서전법"을 구사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요즘 미국이 한창 제기하고있는 유통시장의 조기개방압력이라든지,
지적재산권보호장치의 강화요구등이 그같은 예에 속한다고 볼 수있다.

한미통상관계의 향후 "기상도"는 일단 이번 DEC에 이어 오는 6월 열릴
한미경제협의회와 한미통상장관회담등 "본라운드"를 지켜봐야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우리나라도 미국통상압력의 안전지대에 있다고만은
보기어려운 상황인 것같다.

<이학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