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앞두고 야채.생선.과일 등 제수용품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가
폭등하고 있다.
특히 양파는 1년 전보다 5배 가까이 값이 급등하고, 갈치는 3배 이상,
멸치.참깨.사과.귤.마늘 등은 65% 이상 장바구니 물가가 올랐다.
이렇게 설날에 소비가 높은 제수용품값이 폭등한 것은 상인들의 매점매
석행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정부의 척결 의지와 탄력적인 소
비재 공급정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 기독교청년회(YMCA) 시민중계실은 지난달 25일과 이달 1일, 5일
세차례 농수산물 등 기초생필품과 설날 주요 소비품목 42개에 대해 서울
시내 경동.가락.성대.사당.수유시장 등 7개 시장에서 현장물가를 조
사했다.
조사 결과 5일 현재 양파 4kg 상등품의 시장 평균가격은 7천4백17원으
로 1년 전의 1천5백60원보다 375%나 폭등했으며, 갈치는 55cm짜리가 7천2
백원으로 지난해 2월5일의 2천3백89원보다 201%나 크게 뛰었다. 또 감자
는 4kg에 7천5백원으로 1년 전의 4천30원에 비해 86% 올랐고 귤은 조생종
1kg이 2천1백33원으로 68%, 마른 멸치는 1근에 6천6백67원으로 67%, 사과
(부사)와 참깨, 깐 마늘도 각각 소비자가격이 65%나 올랐다.
이밖에 고등어 30cm짜리가 1천6백80원으로 1년 전의 1천2백원보다 40%,
달걀(황란)은 20% 올랐고 가공식품과 공산품 중 무가당 주스는 20%, 치약
(페리오 2백g)은 12%, 우유도 11%가 각각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장바구니 물가는 평균 23.3%나 올라 정부가 발표
하는 지수물가와 소비자 체감물가와는 괴리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물류와 생선.과일류 등 제수용품 값은 설날 10여일 전부터 하루
가 다르게 값이 치솟았다.
동태는 40cm 짜리가 1월25일 1천1백67원에서 2월5일 1천4백50원으로 24
% 올랐고, 사과는 부사 상품이 1개에 7백17원에서 8백67원으로 21%나 올
랐다.
도라지도 설이 가까워지면서 11일 만에 17% 오르고 고사리는 14%, 조기
와 딸기는 각각 13% 오르는 등 짧은 기간에 큰폭의 오름세를 타고 있다.
서울 기독교청년회 시민중계실의 신종원 간사는 "농협이 도매가격의
두배 이상으로 장사를 해온 양파의 경우 지난달 25일 경제기획원이 매점
매석 문제를 지적했는데도 소비자가격이 내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
서 "농수축협 취급품목의 값이 왜곡된 유통구조를 통해 장바구니물가를
주도한 것으로 보아 매점매석 척결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정부비축 물량을 적기에 풀어 가격안정을 꾀한 물오징어는 최
근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른 생선과 과일류도 어획.수
확량과는 상관없이 매점매석 행위가 가격 폭등의 주범인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탄력적인 공급정책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