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숨가빴던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정을 지켜보면서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도 냉혹한 국제경쟁사회의 일원으로 살고 있음을 실감한바 있다. 더욱이
지적재산권으로 포장된 과학기술이 협상의 유일한 예외이며 여기에 살길이
있음도 알았다. 그러나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과학기술을 단기간에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수 있는 왕도적 방책이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요즈음 지수 1000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있는 주식시장
의 활황에 편승하여 기업들의 여력이 기술개발보다는 재테크에 집중되고
있다든지 기술투자및 설비확충에 동원되어야할 은행의 여유자금이 주식시장
으로 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않다. 우리 모두가 다시한번 냉철하게 상황
을 살피고 어떤 길이 진정 장래를 위한 대비인지 생각해 보자. 과학기술력
의 제고는 조급한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과 과감한 투자,
그리고 작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끈질긴 도전, 여기에 더하여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성취될수 있다.

시운이 우리를 버리지 않았는지 작년에 몇차례의 태풍이 한반도를 비켜
지나갔으며 노사고비 또한 잘 넘겼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수 없다.
더욱이 80년대 후반과 유사한 신3저가 다시 찾아왔다. 지난 3저때의 뼈저린
교훈을 거울삼아 지금이야말로 경쟁력의 관건인 기술투자에 총력을 경주
해야할 시기라고 믿는다.

주식시장에 정신이 팔린 이순간을 보상키 위해 장차 치러야할 엄청난
대가를 염두에 두어 기술력제고에 용기있는 투자를 하도록 하자. 이것이
바로 기술주권국가의 큰 꿈을 이루기 위하여 작은 이익에 급급하지 않는
지혜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