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올해를 노사분규가 없는 원년으로 만들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자동차 중공업 정공등 분규가 잦았던
주력기업들의 사장 임원들이 공장현장에서 새벽부터 근로자들과 일을 같이
하며 고락을 함께 하고 있고 노조간부들도 지난해말부터 생산라인에 끼어
들어 함께 일하고 있다.

노사가 한마음이 되자는 이런 분위기는 다른 곳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한보철강노조는 올해 임금을 스스롤 동결키로 선언했으며 금성사의
노조간부들은 신문광고모델을 자청하고 나서 제품선전에 솔선하고 있다.
흐뭇한 일들이다.

이런 화합분위기가 임금협상이 본격적으롤 시작되는 봄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이르다. 그러나 그 협상철을 앞두고 이런 분위기가 조성된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노사가 올해는 분쟁없이 지나야 된다는 새로운 공감대는
여러 측면에서 감지되고 있다.

첫째 노사분규는 양측 모두에 불이익만 가져온다는 것을 체험으로 터득,
적어도 그런 극한 상황은 피해보자는 의식이 깔려 있다. 작년6월에 시작,
8월에 끝난 현대그룹계열사들의 울산분규는 지금도 그후유증이 남아 있다.
그룹매출액이 1조2,000억원이 줄고 2분기 경제성장률이 0.3%나 줄었다.
다툼의 피해가 그들 당사자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전체경제를 뒤흔들
만큼 파장이 컸으며 얻은것에 비해 그 비용이 너무 비싸게 들어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둘째 대기업소속 노조원들이 이제는 노조운동방향을 양보다는 질에서 찾기
시작하고 있다. 큰 기업들의 근로자들은 자신들도 이미 중산층이라는 의식
이 확산돼가고 있다. 경쟁국가들의 근로자들에 비해 자신들이 받을만큼의
대접은 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작업환경개선 복지증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것들은 대립보다는 협조에서 더 얻어질수 있다. 재야노동
단체들도 앞으로 노동운동의 방향이 참여적이고 협조적이어야 한다고 강조
한데서도 감지되는 일이다.

셋째 노사관계가 국가나 기업발전전략의 핵심이 돼가고 있으며 이 전략
없이는 기업생존이 위협을 받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노사가 화합
하지 않고 분규만 일삼으면 생산현장기술이 발전되지 않고 생산성향상도
있을수 없다. 경쟁력을 비축하지 못한다. UR타결이후 이런 준비없이는 공멸
할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노 사가 같이 느끼고 있다.

이런 화합분위기를 성공적으로 이어가게 하려면 노.사.정이 보다 더 많은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은 정보와 의견을 솔직히 다 터놓고 교류를
해야하며 근로자도 생산적으로 이를 받아들이고 정부도 여기에 걸맞는 정책
을 소리없이 펴주어야 한다. 올해 임금협상이 이런 화합분위기속에서 원만히
타결돼 주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