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구 <국제부동산개발연구소 이사장>

최근 국제화 개방화가 핫이슈로 떠오르면서 너나 할 것없이 국제화에 대해
한마디씩 하고 있으나 정말 국제화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같다. 국제화에 대한 정확한 정의없이 국제화대책을
논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이다. 따라서 대책논의에 앞서 국제화의
정의부터 명확히해야 한다고 본다.

국제화는 크게 내적인 국제화와 외적인 국제화로 나눌수 있다.

이 두가지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내적국제화가 진행된 후 외적국제화를
거쳐야 선진국으로 진입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내적국제화는 한마디로 24시간 가동체제로 정의할 수있다.

교통 통신이 발달하면서 흔히 요즘을 지구촌시대라고들 말한다. 24시간
가동체제란 지구촌 시대를 맞아 모든 인간의 활동과 정신상태가 24시간동안
쉼없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콜로라도주의 덴버공항은 국제선항공기
가 이착륙하지 않지만 인터내셔널 에어포트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24
시간 비행기 이착륙이 계속되고 이와관련된 공항 서비스도 24시간 계속된다
는 의미에서 인터내셔널이라는 말을 붙인 것이다. 다시말해 "국제화=24시간
가동체제"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적국제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으로 늘 마음을 개방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

외적국제화란 외국의 경제 사회 문화 정보 기술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우리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외국기업과 합작으로 사업을 한다든지
그들의 기술을 들여오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국제화를 달성할 수
없으며 우리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미국이 오늘날 세계최강대국
이 된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고 외국으로부터 받아
들여 이를 자기것으로 소화해냈기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국제화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일은 수없이 많지만 UR타결에
따른 쌀시장개방이 국민적 관심사로 되어있는 만큼 농업의 국제화를 이루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미국은 주식이 쌀이 아니면서도 지난 수십년간 쌀재배농가에 대해
정부에서 각종 지원을 해주고 농업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쌀을 장악하는 국가가 세계를 장악할 수있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미국은 쌀등 농산물을 무기로 삼아 세계각국에
개방압력을 행사함으로써 다른 통상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려하고 있다.
UR이 바로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우리나라가 쌀시장개방을 앞두고 해야할 일은 단순히 농특세를 신설하고
농업규모를 늘리는 정도에 그쳐서는 않된다.

적극적으로 미국등 농업선진국의 농업기술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공업기술도입에는 적극성을 보였지만 농업기술을 도입하는데는
인색했었다. 결국 우리농업의 경쟁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었는데도 아무도
이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제 우리에게 쌀시장개방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수있다. 개방을
통해 적극적으로 선진농업기술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또하나 고려해볼만한 것은 미국내 농지를 우리가 사들이는 것이다. 우리의
좁은 경작면적과 낮은 농업생산성을 고려하면 이는 꽤 설득력있는 방안의
하나다. 미국은 오는2천년까지 외국인의 농지취득을 가능하게 해놓고 있으며
실제 캐나다 호주 영국 독일등 60여개국가가 미국내 농장을 소유하고 있다.
농지를 사들일 경우 농업기술이전이 저절로 이루어질 뿐아니라 농사를 지어
이윤도 낼 수있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는 해외공장부지나 호텔등의 투자에는 열을 올렸으면서 정작
농지취득은 너무나 등한시했다.

다시 말해 농업부문의 진정한 국제화를 위해서는 우리정부나 국민이
마음을 개방,새로운 시각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는 내적국제화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외국의 농업기술을 적극 받아들이는 외적국제화까지
이루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