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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공단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구미 창원공단은 물론 경기침체로
깊은 시름에 잠겨있던 반월 구로공단까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해 초에
비해 주문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근로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경영자
들은 재도약을 위한 투자계획을 마련중이다. 요란스러운 공장신.증설현장이
공단경기를 밝게해주고 있다. 산업의 결집체인 공단의 활발한 가동이 본격
적인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체경기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주요
공단의 산업현장을 찾아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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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기계공업의 메카 창원공단의 3백30여개
업체들은 올들어 주문이 늘어 생산이 급증하는등 공단이 다시 살아움직이고
있다.

중소공작기계업체인 덕흥공업은 지난해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이달부터 30여대의 주문이 쏟아져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에따라 매출목표를 5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2.6% 늘려잡은 덕흥은
잔업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상열사장은 "경기호전을 피부로
느낄 정도"라고 밝혔다.

석유화학 플랜트설비를 제작하는 두산기계도 올들어 주문이 급증해
신규공장을 오는 6월말 조기완공,생산규모를 대폭 확충키로 했다.
지난해에는 1백20억원의 매출에 그쳤으나 올해는 3백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하선제작부장은 "최악이던 지난해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진단하고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1백여명의 근로자를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철강은 지난해 2천4백억원을 투자해 생산규모를 연산40만t에서 올해는
1백20만t 으로 대폭 늘리고 3교대로 철근과 강관등을 철야생산하고 있다.

금성사도 신제품개발과 불량률 0%로 지난해처럼 수출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아래 공장자동화에 2백23억원의 투자계획을 세웠고 근로자들도
신바람나게 일하고 있다.

자동차용 모터를 생산하는 풍성전기는 노사가 "다시 또 열심히"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매출1천억원 초과달성에 노력중이다.

<창원=김문권기자>

전자산업의 메카인 구미공단이 밀려드는 주문과 함께 그동안 주춤했던
업계의 공장 신.증설이 붐을 이루면서 활기가 넘치고있다. 공단의 남동쪽에
펼쳐진 3차단지는 공장건립이 한창이다.

지난해 중반부터 본격화된 건축열기는 93년 건축허가 면적이 전년의 2배에
이르는등 구미공단조성이후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있다고 공단관계자는
말한다.

업체들은 경기상승세를 예상하고 수출목표를 15~30%씩 대폭 늘려잡고있다.
리모컨 생산업체인 오성전자의 임문재사장은 "지난해 2천5백만달러였던
수출이 올해는 15%이상 신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한다.

구미공단은 또 최근 차세대 신기술 제품 공장의 신설이 크게 늘고있어
수출의 증가와 함께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있다.

신기술로 공장을 신축중인 곳은 지난해 11월 착공한 금성사의 TFT
LCD공장을 비롯해 오리온 전기의 PDP및 LCD공장,제일합섬의 차세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공장을 비롯 10여개에 이르고있다.

중소기업의 설립도 활발해 지난해 12월에만 새로 가동에 들어간 업체가
세광화학 제욱공업 동양정밀 대성합섬등 6개사에 이르고있다.

이러한 현상은 그동안 중소기업의 경우 한달에 평균 1개사가 가동에
들어가기도 힘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섬유등 일반부문도 올해부터 중저가품 위주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있다.

동국방직(대표 백문현)은 올해부터 기존제품보다 부가가치가 2,3배
높은 코마사와 강력 레이온인 폴리노직의 생산에 들어갔고 이화섬유(대표
박노기)도 그동안 절반이 넘었던 중저가 제품생산을 중단하고 고가품위주로
생산,유럽지역을 본격 공략하기로했다.

<구미=신경원기자>

수출산업공단 서부공단등에 입주해있는 중소기업들도 경쾌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수출공단에 있는 단조업체인 대림금속의 경우 올들어 주문이 20%정도
늘고있다.

이에따라 이회사는 올매출을 지난해보다 17%늘어난 1백20억원으로 잡고
7억원상당의 설비투자계획을 추가로 마련하는등 연초부터 적극적인 경영을
펼치고있다.

박상범총무과장은 "주요납품처인 가전업체의 호황으로 주문이 늘고있어
전반적인 경기회복을 실감할수 있다"고 말했다.

로스트왁스공법으로 정밀주물부품을 제작하는 천지산업의 천익정상무는
"미국등지의 정밀기계 항공산업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수출주문이 늘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50%증가한 1천2백만달러의 제품수출이 가능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동공단에 있는 범진화학금속의 경우 1월들어 매출이 20%정도 늘고있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있다. 황동제품생산업체인 이회사는 수요층이 두터운
활용제품의 수요가 늘고있는 것으로 보아 경기가 회복되고있는 것은 사실
이지만 설까지 지켜본후 설비투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회사의 홍준희사장은 올들어 공단이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그이유가
물가상승을 염두에 둔 부품및 원자재 비축등을 이유로한 일시적
현상인지,본격적인 경기회복 때문인지를 놓고 공단입주업체 사장들간에
논쟁을 벌일 정도라고 말한다.

반월공단에 있는 골판지및 상자업체인 한우포장은 예년 이맘때 같으면
비수기인데도 전년도 4분기의 수준을 유지하고있어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30%정도 생산물량이 늘고있다. 서무철사장은 "포장관련업은 경기수준을
가장 객관적으로 알수있는 척도"라며 "골판지업계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되고 있어 공단경기가 올하반기부터 활황국면으로 접어들것 같다"고
전망했다.

<안산=이익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