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합작증권사 우학KB증권(가칭)의 행보에 증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이 설립을 구상하고 자본과 경영의 분리를 선언하는등
생성부터가 특이했던 이 증권사가 최근 사무실선정,임원진의 대략적인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직원 선발에 나서면서 6-7월께 영업개시를
목표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학KB증권측은 사무실을 서울역앞 세브란스빌딩 13층(9백평규모)에
얻었으며 이르면 2월중에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영진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사장과 부사장엔 김소령 우학증권
설립추진위원장과 안치헌 부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감사엔 추진위 부위원장인 조기완씨(전 동양증권전무),상품.자금담당
상무엔 우학KB증권탄생의 실질적인 주역인 진영효추진위원(전 국민투신 국제
부장),총무.인사담당상무엔 이관희위원(전 동방페레그린증권상무),기획담당
상무엔 김현용위원(홍콩 ACP부사장), 업무전산담당상무엔 고원도위원(전
극동건설상무)이 선임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최일곤 전동양베네피트
생명 상무는 법인영업을 보강키 위해 최근 상무로 영입됐다.

임원선임과 함께 증권계는 92년 동방페레그린증권출범에 이어 또한번
증권사직원들에 대한 스카웃바람이 부는게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기존증권사들을 되도록 자극하지 않고 최대한 조용하게 필요한
인원만을 뽑자는 것이 우학측의 입장.

우학KB증권이 당장 필요로 하는 최소 인원은 대략 1백10명정도. 우학측은
영업부 직원(42명예정)은 기존증권사에서 골고루 뽑되 나머지 조사부(11명
예정)등 나머지 부서인원은 외국증권사나 연구소 종금 리스등에서 데려올
계획이다. 진영효 위원은 현재 영업직원의 반수가량이 확정된 상태이고
나머지 인원은 계속 접촉중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관심거리인 급여수준에
대해선 업계최고 수준임에는 틀림없다고만 말했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역시 우학KB증권의 새로운 경영전략.
우학측은 철저하게 기존증권사와 차별화를 통해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첫째가 기관중심의 도매영업전략.기관화추세에
맞춰 기관영업에 총력을 쏟음으로써 영업시작후 3년째에 기관영업수익이
일반영업수익보다 많게 하고 자기자본이익률도 25%이상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점개설은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

둘째는 합작사의 장점을 살려 해외영업부문을 특화하고 앞으로 개설될
선물시장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을 제도적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것도 색다르다.
소년소녀가장돕기나 문화. 체육부문에 영업이익의 10%가량을 내놓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처럼 기존의 증권사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신선한 "기업실험"에 대해
업계에선 증권사의 새 모델로 보면서도 좀더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선발
합작사인 동방페레그린증권의 김승훈상무는 기관중심영업전략에 대해
"그동안 기관영업의 두터운 벽을 실감했다"면서 우학KB증권도 결국
일반고객상대의 지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진이 국내외의 대주주와 설립추진주체등 3각체제로 나뉠 경우
사업추진력이 약화되거나 심지어는 경영이 표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증권계에서는 대주주들이 애초의 약속대로 자본과 경영의 분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기업이미지를 차별화하고 경영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우학KB증권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