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는 지난해 차가 없어서 못판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실제로 각업체들은 출고차량을 배정받기 위해 수출과 내수영업이
실랑이를 벌였으며 영업부문은 차량을 먼저 뽑아달라는 고객들의 성화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가 생산,판매한 자동차는 2백5만대와 2백7만대로
지난 88년 1백만대를 넘어선이후 5년만에 2백만대를 돌파했다. 더욱이
12월에는 월별실적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호조를 보여 자동차업계의
이같은 호황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지난해 완성차5사의 매출액은 92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
성장성면에서는 비교적 좋은 실적을 올렸다. 치열한 내수경쟁으로 악화된
수익성도 수출에서 커버해 경상이익도 전반적으로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중 현대 기아 아시아 쌍룡등 상장4사의 영업실적을 보면 매출액 증가율이
4사 합계 16.5%에 달했으나 경상이익증가율은 8.8%에 그쳤다. 그러나 모델
변경과정에서 크게 손해를 본 쌍룡을 제외하고 3사 합계를 분석해보면
매출액증가율은 16.5%로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경상이익 증가율은 22.1%로
매출액증가율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볼때 매출액증가율과 경상이익증가율에서는 기아가 모두 1위를
차지했지만 매출액 경상이익율등 수익성면에서는 현대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차 전문메이커인 아시아자동차는 매출액 경상이익율에서
4사증 가장 좋은실적을 올렸다.

현대자동차는 이기간중 매출이 7조원으로 92년보다 15. 2% 증가했으며
경상이익은 25.5% 늘어난 6백7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치열한 경쟁
에서도 경상이익이 늘어난 것은 현대가 다른 업체보다 무이자할부경쟁을
자제한데다 수출특수에 크게 힘입은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국
파키스탄등 동남아지역의 특수가 터진데다 미국에 대한 수출가격등도 엔고
에 힘입어 크게 올려 채산성을 확보한 것이 도움이 됐다.

기아자동차역시 수출채산성이 좋아진데 힘입어 경상이익증가율이
매출액증가율을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자동차는 매출과 경상이익이 92년과 거의 같은 수준이나 상용차의
부가가치에 힘입어 매출액 경상이익율이 1. 2%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쌍룡자동차는 지난해 신차인 무쏘의 개발과 라인신설을 비롯,올해말
완공될 경상용차라인등에 대한 투자가 2천4백억원에 달하는등 투자비가
많이 들어간데다 무쏘의 판매도 노사분규등으로 크게 부진해 2백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추정된다.

비상장사인 대우자동차는 매출은 28. 9% 증가했으나 적자규모는 지난해
9백55억원의 절반수준으로 축소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각사가 광고비 지출액을 늘리고 무이자 할부판매 경쟁에 나서는등
판매촉진비용으로 상당히 많은 비용을 치룬 것을 감안할때 전년과 비슷한
이익율을 올렸다는 것은 기대이상의 결과로 평가된다. 지난해말부터
장기무이자할부판매를 지양해온 각사는 올해 들어서는 잇단 신차발표와
함께 판매조건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여 수익율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김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