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19일 발표한 "92년도 1백대 납세기업"의 특징은 한마디로 제조업
건설업의 퇴조와 금융업의 일대 약진으로 요약할 수있다.

이는 92년중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제조건설업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
반면 금융보험업은 장사를 잘했다는 것은 "불황기에는 역시 돈장사가 최고"
임을 여실히 증명한 것이다.

금융보험업은 91년 1백대기업중 28개업체가 포함됐으나 92년에는 제조업체
와 같은 숫자인 37개로 9개나 급증,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1백대기업중 금융업의 숫자가 제조업과 같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보험업중에서는 특히 은행들의 진출이 두드러져 국내34개은행중
20개가 1백대기업에 포함됐다. 1년사이에 1백대기업에 추가로 진입한
은행은 무려 7개나 됐다.

이 기간중 금융기관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을 올린 것은 92년도
고금리시대를 맞아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막대한 영업이익을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92년 금융업의 성장률이 10.3%로 크게 늘어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업체별 랭킹에서도 제일은행이 91년 47위에서 일약 2위로 뛰어올랐으며
한국장기신용은행도 42위에서 4위로 껑충뛰었다. 이밖에 한일은행이 13위
에서 6위로,조흥은행이 30위에서 7위에 랭크돼 상위 10개업체중 은행이
5개를 차지,"은행시대"임을 보여줬다.

1백대기업중 금융업의 분포는 은행20개,단자10개,보험 증권 상호신용금고
종합금융 각각1개,공제조합 2개등이었다.

은행등 금융기관의 약진과는 대조적으로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92년간 경기침체로 제조업체들의 영업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92년중 제조업성장률이 4.8%에 그친 것도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2년 연속 1위자리를 고수,제조업의 체면을
살리기는 했으나 제조업은 1백대기업중 지난90년 55개에서 91년 46개,92년
37개로 계속 기력이 쇠해가고 있음이 역력했다.

특히 포항제철이 7위에서 14위로,동국제강이 14위에서 79위로 내려가고
인천제철 연합철강이 순위밖으로 밀려 기초산업인 철강업의 퇴조현상이
두드러졌다.

자동차업계도 무이자할부판매등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저조한 수익을
올렸다. 현대자동차가 32위에서 86위로 내려갔고 현대자동차써비스는
90년 1위에서 91년 94위,92년에는 순위밖으로 밀렸다.

건설업은 92년 성장률이 마이너스1.9%로 저조했던 것을 반영,전반적으로
약간 순위가 밀렸다. 건설업은 특히 주택2백만호 건설사업이 91년으로
마무리된데다 정부의 건설경기 억제책으로 큰 소득을 올리지는 못했다.

1백대기업에 속한 건설업체수가 11개에서 8개로 줄어든 것이나 럭키개발
극동건설 라이프주택등 대형 건설업체가 순위밖으로 밀린 것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건설경기의 부진에 따라 시멘트업체들도 부진,4위였던 쌍용양회가 18위로
밀렸고 25위였던 동양시멘트가 51위로 물러났으며 한일시멘트도 55위에서
65위로 내려앉았다.

<김선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