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재무부에 맞서지 말라"-정부의 증시대책이 터져나오자
증권가에선 이같은 월가의 격언을 되새기는 모습.

정부의도에 거슬려서는 더큰 화를 부르게 된다는 지적. 이는 그만큼
정책당국의 힘은 무시할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는 얘기.

결국 당장은 투자에 재미를 못보더라도 불만스럽지만 정부의 의도대로
따라주는게 상책이라는 반응.

<>.위탁증거금에 새로 묶인 투신등 기관투자가들은 펀드마다 일일이
현금을 체크하면서 주문을 내야하게 생겼다며 "국제화와 규제완화로
가는 마당에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일"이라고 푸념.

이들은 그동안 체결율을 감안해 "뻥튀기"주문을 내온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조치로 허수주문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 이에따라 상한가잔량이
줄어들고 일반투자자들의 추격매수가 자제되어 장세는 다소 진정되리라는
것.

그럼에도 "주가가 오를 종목이 안오르지는 않을것"이라고 지적,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예측.

이날 아침만해도 "이정도 조치는 약과"라던 기관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우려감이 짙어져가는 모습. 또다시 매도우위지침이 떨어질지 모른다는것.

이같은 심리가 발동하면서 이날11시를 전후해 대량매도에 나서기도.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국제영업담당자들은 한마디로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한 표정.

미국의 연기금이나 펀드의 경우 지난40년대에 제정된 투자회사법에 따라
"미국이외의 금융기관에 자산을 맡기지 못하도록" 되어있어 미국계에 대한
영업은 사실상 원천봉쇄된 상태라는 지적마저 대두.

이들은 앞으로는 외국인한도를 미리 잡아놓는 일이 불가능해지고
교체매매도 더욱 어려워지게돼 전반적인 외국인자금 유입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

일부 증권사에선 이에따라 "오늘 왕창 팔아넘기자"는 전략을 세웠으나
효과는 미미한편. 다들 외국인고객에게 어떻게 설명문을 보내야
할것인지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

<>.기관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증권사법인부에선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

기관들이 약정을 미끼로 증권사로 하여금 증거금을 대신 내도록 한다거나
증거금이 부족한데도 추후입금을 조건으로 선입금된 것으로 처리해 달라고
요청해올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

게다가 법인약정에서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는것. 법인부의
한영업직원은 "기관들의 매수주문은 지금보다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들고
체결량도 절반정도로 뚝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객장의 일반투자자들은 너나없이 풀죽은 분위기.

이들은 최근장세에서 별로 먹은 것이 없는데다 전일 물량이 나와 고가주를
열심히 따라잡은 이들이 많아 하루만에 상투를 잡았다며 한숨.

증안매물로 기대했던 저가주를 포함한 대중주에 대한 순환매가 무산된데
이어 장세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가 터지자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

한 투자자는 "이래서야 산업자금조달을 위한 기업공개나 유상증자가
여의치않아 부도로 내몰리는 기업들마저 나오지 않겠느냐"는 수준높은
불만을 터뜨리기도.

<>.기관의 증거금으로 인해 영업풍토도 한결 달라질 것이라는 견해들도
무성.

무엇보다 증권사들에겐 주문일과 결제일사이의 여유자금이 굴러들어오는
결과가 되어 돈방석에 앉았다는 것.

게다가 당장 영업편의상 투신 보험등 기관에 인접한 은행과 은행옆의
증권사들이 유리해질 것이라는 얘기도 만만찮은 실정.

또 거액의 증거금을 현금으로 낸다면 몰라도 수표로 냈을 경우엔 주문내고
체결되지 않은 부분의 인출이 주문당일엔 불가능해 이를 둘러싼 증권사와
기관간의 적잖은 마찰이 예상된다는 추측까지 꼬리를 무는 모습.

정작 증권사들은 대주제도나 기관증거금등에 대비하느라 분주한 일정을
보내며 "업무만 과중되고 콜시장의 왜곡마저 우려된다"며 투덜투덜.

<손희식.정진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