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환경문제가 앞으로의 세계무역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것"이라고 언급, 그린라운드의 필연성을
강조했다.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정상회담을 마치고 자크 들로르
유럽집행위원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클린턴대통령은 "환경정책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게 될 우루과이라운드(UR)이후의 협상문제를
유럽연합(EU)측과 깊이있게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의 이같은 발언에 앞서 미국의 세계적인 경제전문지인 월스트리트
저널(WSJ)지는 최근 "미국정부가 오는 4월15일 UR협정서명식을 위해
모로코에서 열리는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통상장관회담때 그린라운드의
진행을 맡을 국제환경기구의 창설을 제안할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신문이
보도한 국제환경기구는 UR협정에 따라 95년중에 창설될 세계무역기구(WTO)
내에 설치할 수 있도록 돼있는 무역환경위원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움직임을 볼때 미국은 작년 7월 무역대표부(USTR)내에 설치한
소위 클린턴라운드 준비위원회 등을 통해 그린라운드의 개념과 추진방향의
기본틀을 상당히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사전작업결과는 빠르면
리우회담후속조치를 점검하기 위해 2월중순께 열릴 예정인 유엔환경개발
회의(UNCED)의 지속개발위원회에서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
된다.

미키 캔터 미무역대표는 WSJ에서 "미국기업들이 엄격한 환경보호규정을
지키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기업들도 똑같은 환경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장, 그린라운드를 추진하는 미국의 의도를 분명히 밝혔다.

WSJ는 "무역환경위원회에서 환경과 무역을 연계하는 광범위한 과제를
논의하려는 것이 미국정부의 계획"이라면서 "이 위원회가 특히 무역
법규의 환경조약 침해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을 갖는 것이 미국정부의
희망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미국의 희망은 GATT의 기본원칙에
따라 그린라운드가 환경규제의 자유무역원칙위배여부를 가려줄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는 상반된 것이다.

이를 정리하면 WTO내에 무역환경위원회라는 국제환경전담기구를 설치,
그린라운드를 미국과 EU등 선진국의 주도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의제는 미국이 마련한 기본틀과 현재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마련
중인 환경과 무역의 조화를 위한 지침이 그린라운드의 골격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의 의도와 OECD의 그림이 다른 것으로 나타나
이를 조정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무역위원회의 구성이
UR협정에서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구성과정에서 개도국들의 거센 반발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 이것 또한 그FLS드의 구체화까지는 상당한 제동이
걸릴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진국들이 환경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자국산업의 보호막이로
삼으려는 목적에 관한한 한통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진국주도로
이뤄지는 그린라운드의 골격은 어렵지 않게 갖춰질 것이라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선진국들은 개도국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공적개발원조
(ODA)를 통해 환경보호에 따른 개도국들의 추가부담을 나눠진다는 당근과
함께 다자간환경협정(MEA)의 무역규제조치도입을 확대하고 개별국가들의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채찍을 함께 TK할 가능성도 크다.

결국 선진국시장에 매달리고 있는 개도국들로TJ 그린라운드와 각종
국제환경협약, 개별국가들의 환경규제라는 세가지 갈래로 이뤄지는
선진국들의 환경공세속에서 수세에 몰릴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중구난방식으로 규제가 난무하는 MEA나 개별국가들의 환경
규제조치 보다는 자유무역의 원칙을 견지해온 GATT의 틀안에서 진행
되는 그린라운드가 개도국들에는 피해를 최소화해 줄수도 있을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WTO가 출범하는 95년을 기준으로 1~2년정도 지나 그린라운드는 가시화될
것이고 2000년을 전후해 그 결과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린라운드의 구체화는 한국경제가 세계화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베재할수 없다. 적극적인 환경외교와 국내
여건개선을 통해 그FLS드의 협상전략에 능동대처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린라운드는 우리의 산업구조를 철강 비철금THR유화학등 자원 노동
에너지집약적인 산업중심에서 조립금속 기계 전기전자등 기술.지식집약
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촉진제역할을 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청정산업이 주축이 되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은
우리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전략이기도 하다.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우리사회내부로부터의 환경에
대한 관심고조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환경보호기준의 강화는 불가피하다.
산업발전을 명분으로 그동안 묵인돼 온 낙동강오염과 같은 공해사고는
이제 더이상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UR타결로 더 넓어진 선진국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 그린라운드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서 더욱 능동적인 대처가 시급하다.

<이 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