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템보의 서명수사장(43)은 아주 특이한 방법으로 불모지인 아프리카
시장을 개척해낸 사람이다. 아프리카가운데서도 낙후돼있기로 유명한
탄자니아시장을 일개 중소기업자의 힘으로 뚫었다.

산업용건조기제조업과 무역업을 겸업하는 서사장이 탄자니아에 처음 관심
을 갖게된 것은 지난 88년부터. 영어회화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찰즈라는
이름의 탄자니아인 친구가 자기나라를 한번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데서
비롯된 것.

탄자니아수도인 다레스살람공항에 처음 도착하면서부터 서사장은 심한
충격을 받는다. 야자수에 어우러진 주변 풍광은 매우 평화로운데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나 헐벗고 굶주려 있는 것이다.

친구를 방문하기에 앞서 무언가 한국제품을 팔아먹을게 없을까라는 의도
에서 탄자니아에 간 그는 크게 실망하고 만다. "도대체 옷한벌 사입을 돈
조차 없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팔아먹을 수 있단 말인가" 탕가 및 잔지바르
지역을 다녀본 그는 장사속으로 이곳을 찾아온 것에 수치심을 느낀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장사속을 차리기에 앞서 굶주린 이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나눠주자는 다짐을 한다.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은 지난84년
그가 경영하던 기업이 일시적으로 망하는 바람에 엄연한 서울 하늘 아래서
조차 배를 골았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서였다.

서사장은 첫방문에서 친구 찰즈의 소개로 탄자니아 내무부 고급관리인
음레마씨를 만난다. 서사장은 즉석에서 한국의 한낱 중소기업자로서는
해내기 힘든 제안을 한다.

"음레미씨,제가 한국의 조그마한 기업의 사장이긴 하지만 이나라를 위해
최대한 도울 생각입니다. 우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보내드리고자 합니다"

그러나 음레마씨의 설명은 무상원조를 줄 경우백성들을 더욱 나태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90년 2번째 방문에서 그는 다레스살람에 현지
법인을 세운다. 법인명은 (주)템보.

템보란 스와힐리어로 코끼리라는 뜻. 이후 그는 국내 무역법인의 상호도
템보로 바꾼다. 이어 92년 사회단체를 통해 거둬들인 사랑의 쌀 1백t을
탄자니아 잔지바르주에 보낸다. 호응도가 매우 높았다.

여기에힘을 얻은 그는 국내 사회단체의 도움으로 헌옷을 대량으로 모아
그곳에 보낼 계획을 세운다. 교회등을 통한 헌옷모으기운동으로 순식간에
2컨테이너분의 옷이 모였다. 말이 헌옷이지 새옷과 다를바 없는 것들
이었다.

그는 음레마씨의 충고를 받아들여 이 옷을 무상으로 주지않고 염가로 판매
하기로 했다.

이 때 그에게 한가지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옷을 팔아서 남는 돈으로
탄자니아 탕가지역에 기술연수센터를 지어주자" 지난해 9컨테이너분의 헌
옷을 탄자니아로 보냈다. 그동안 친구로 사귀었던 음레마씨는 승진을 해
부총리 겸 내무부장관이 됐다. 지난해에는 한국과 처음으로 수교관계도
맺었다.

이런 과정에서 6컨테이너분의 옷이 팔려 기술연수센터를 지을 계획을
착수되면서부터 이 나라에서 제품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음레마장관의도움으로 연수장비및 기게 실험설비등은 모두 한국산을 쓰기로
합의를 본 것이다. 이럴 경우 앞으로 탄자니아기술자들은 당연히 한국산
기계류를 선호하게돼 지속적인 수요창출이 가능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같은 서사장의 사회사업 노력이 탄자니아인들에게 알려지면서 탄자니아
공공기관 및 의료법인등에서 템보에 수입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수술용장갑
을 비롯 일회용주사기등에 대한 주문이 쇄도중이다. 그 나라로서는 큰
수입규모인 의료기기65만달러분에 대한 오더를 받아놓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이나라의 풍부한 원자재를 헐값에 수입키위해 빅토리아 호수변에
있는 무안자지역에 있는 울창한 삼림벌 채권도 따놓았다. 6년간 공들인
사회사업 덕분에 아프리카가 조금씩 문을열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삼성코닝등에 브라운관세정건조설비를 설치하랴 인쇄회로기판 경화
설비를 국산화하랴 눈코뜰새 없이 바쁜 서사장이지만 그의 마음은 자주
아프리카에 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