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과 장영자.이철희부부간의 ''2백57억여원짜리 대여금소송'' 선고재판
이 14일 오전 10시 서울민사지법 453호법정에서 열린다.

지난 92년 조흥은행이 장씨등을 상대로 대출금상환소송을 제기하면서 세인
의 관심을 끈 이 사건은 그동안 양측이 팽팽한 접전을 벌여온 끝에 이번
선고재판에서 일단락을 보게 됐다.

조흥은행은 지난 82년 일신제강이 2백20억원을 대출받은 뒤 부도를 내자
당시 연대보증을 섰던 장씨등 9명에게 상환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던 것.

이 사건은 표면상 소송금액이 2백억원대에 불과하지만 82년이후의 이자
까지 포함하면 6백40억여원이나 돼 누가 이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같은 심각성을 반영, 조흥은행측은 태평양합동법률사무소의 전병하
변호사등 13명의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투입했다.

이에 맞서 장씨등 피고측도 임두빈변호사등 쟁쟁한 변호사 11명을 선임,
격전을 치렀다.

우선 장씨등이 승소할 경우 조흥은행은 채권회수가 불가능,부실채권시비에
휘말릴 것이며 장씨측은 마지막 보루로 지키고 있는 부동산에 대해 강제
경매를 당해야 하는 절박한 상태이다.

피고측이 패소할 경우, 조흥은행은 "계획대로" 승소금액에 상응하는 장씨
등의 소유부동산에 대한 가집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민사소송법상 1심판결이라도 승소자는 피고측의 부동산등에 대해
강제경매를 신청할 수 있도록 돼있다.

조흥은행은 승소할 때를 대비, 이미 장씨 소유 부동산에 대해 이미 가압류
결정을 법원으로 받아 놓은 상태이다.

지난 92년 4월 서울민사지법으로부터 장씨 소유의 <>제주도 성읍목장
2백90만평 <>경기도 구리시 아천동 일대 임대 8만평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일대 임야 및 대지 1만평 <>경북 경주시 구정동 임야 28만평등 모두 7건에
대해 가압류결정을 받았다.

이들 부동산은 싯가로 1천억원은 넘을 것이라는게 부동산업계의 추산이다.

조흥은행은 바로 이 부동산을 강제경매에 부쳐, 채권을 회수한다는 방침
이다.

조흥은행이 장씨에게 받은 돈은 원금 2백20억원과 지난 10여년동안의 연체
이자 4백20억원등 모두 6백40억원에 이른다.

워낙 금액이 커 조흥은행이 부동산에 대해 경매를 신청하더라도 채권전액
을 회수할 수는 없을 것같다.

최근의 부동산경기가 침체돼 헐값처분이 예상되는데다 40-60%에 이르는
양도소득세까지 내야 하기 때문이다.

경매의 경우 한번 유찰될때마다 감정가의 20%씩 경매가 떨어져 3-4차례만
유찰되도 채권액의 절대액에도 못미치는 값으로 팔릴 우려도 있다.

여기에다 장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반환소송에서 2백17억여원을 승소한
라이프주택측도 장씨 소유부동산에 대해 가압류를 해놓고 있어 채권회수
과정이 꼬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조흥은행측이 라이프주택에 비해 선수위 채권자여서 채권회수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수도 있으나 라이프주택측이 경매하자등 이유를 들어 항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흥은행은 전액회수가 불가능할 경우 장씨가 국세청으로부터 돌려받은
골동품 서화등에 대해서도 추가 압류절차를 밟을 것을 고려하고 있다.

반면 장씨등 피고측이 승소할 경우,비록 가석방상태이긴 하지만 장씨는
긴긴 터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에 부동산을 이용, 재기할 수 있는 발판
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82년 구속이후 장씨에게 찾아온 최대의 위기이며 조흥은행측은 은행
본연의 업무인 채권회수 기회를 10년만에 갖는 셈이다.

어느쪽 손이 올라갈 것인가.

시선이 온통 서울민사지법 합의17부(재판장양상훈 부장판사)와 453호 법정
으로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