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12일 올해 통화증가율을 12월평잔기준으로 14~17%로 정해
한햇동안 15조5천억원에서 18조8천억원정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목표범위의 상한선인 17%까지 돈을 공급한다면 올해의 공급량은
작년의 16조4천억원보다 2조4천억원정도가 많은 규모다. 한은은
이날 "94년 통화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물가안정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통화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취지가 달성될지의
여부는 외국에서 쏟아져 들어올 자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수 있다.

여건은 그리 좋지 않다. 종전과 같이 통화총량만을 관리하기에는 금리
움직임이 더욱 중요해진데다 상업차관허용및 기업의 해외증권발행,
외국인주식투자한도 등으로 외국자금이 밀려들어와 통화관리에 교란요인
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외국자금유입액을
1백20억달러전후로 보고 있다. 1백20억달러는 올해 공급할 총통화의
절반가량에 달한다.

금리움직임을 중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금리안정을 위한 통화증발로
이어지고 몰려오는 외국자금을 어느정도 환율정상(원화가치상승)으로
흡수하지 않는다면통화는 터지게 되어있다.

국내경제 여건상 금리의 우리나라의 경우 지나친 금리상승을 허용할
수도 없고 환율절상 또한 수출증대라는 또다른 과제때문에 선뜻 용인
하기가 어렵다. 금리나 환율의 움직임을 소망스럽게 끌고가려 할경우
통화증발압력은 거세진다. 이는 한은이 내건 물가안정기반의 구축을
어렵게 만드는 일이다.

바로 여기에 한은의 고민이 있다.

한은이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변수의 움직임에 통화면에서 탄력
대응하기 위해 연간목표만 정해놓고 분기별 목표를 정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영대 한은 자금부장은 "연간 목표를 지키돼 월별또는 분기별로는
당시 사정 등을 감안해서 신축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각종 거시변수의 움직임을 포괄적으로 감안하는것은 당연하지만
그로인해 통화증발이 초래된다면 올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물가안정을 해칠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작년에 실명제로
많이 풀린 돈이 올들어 물가자극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
이어서 올해 안정적인 통화운용에 대한 바람은 그어느때보다 강하다.
한은이 이같은 당면 과제에얼마나 충실하게 부응할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통화증가율이 14~17%로 정해짐에 따라 올해 전반적인 자금사정은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수요가 일어나는 4,5월이 고비가 될것으로
보이지만 연간전체로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게 한은전망이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