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은행과 서울신탁은행이 작년도 결산을 마무리, 무배당방침을 굳힘에 따
라 두 은행의 대내외신용에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은행을 대표하는 2개의 대
형 시중은행이 배당을 한푼도 못할 정도로 경영이 나빠짐에 따라 대외거래에
서도 불이익을 받게되고 배당률을 최종 결정하는 2월의 정기주총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무배당은 민영화되기 시작한 80년이후 처음 있는일.
주식회사의 모든 경영실적은 배당률에 나타난다는 점에서 두 은행은 주식회
사로서 낙제점을 받게 된 것이다.
상업은행은 법정관리를 신청한 (주)한양에 대한 부실여신으로, 서울신탁은
행은 크고 작은 부실이 쌓여 각각 배당을 할만한 이익을 내지 못했다.
두은행 모두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 1%라도 배당을 하기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무배당이라는 수모를 감수해야만 할 상황이다.
상업은행은 일반기업의 경상이익과 같은 개념인 업무이익을 2천4백3억원 냈
으나 대손충당금 퇴직급여충당금등 각종 충당금을 쌓고 난후의 당기순이익은
1백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신탁은행 역시 2천7백24억원의 업무이익을 기록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
백억원 정도에 그쳤다.
은행이 1%의 배당을 하기위해서는 65억원의 이익(납입자본금 6천5백억원의
1%)이 필요하다.
두은행 모두 1%의 배당재원정도는 확보, 대외적인 체면을 감안해서라도 배
당을 하려 했으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았다.
상업은행은 한양에 대한 실사결과 손실이 늘어나게 되면 올해 은행수지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티끌만한 이익이라도 배당등을 통해 바깥으로 내
보낼 형편이 못됐다. 한양의 법정관리로 인한 경영압박은 사건이 터진 작년
보다는 올해 더 심해진다.
서울신탁은행은 이익중 일부가 자회사인 대한증권매각익과 주식매각익인데
은행감독원에서 이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하는것을 제한했다. 경영개선을 위해
자회사까지 팔아야 할 만큼 어려운 은행에서 주주들만 자기몫을 챙길 형편이
못된다는게 은감원의 입장이었다.
두 은행은 결국 배당을 할 상황이 못되지만 28만9천명(상업 16만8천명,서울
신탁 12만1천명)의 주주들이 이를 용인해줄 것인지 경영진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두은행의 경영진들이 한푼의 배당도 받지 못하는 수많은 주주들로부터
면죄부를 받아 낼수 있을지 주목된다.
물론 적은 이익이라도 배당을 통해 사외로 유출시키지 않고 내부에 쌓아둠
으로써 은행경영이 건실해질 소지는 있다. 은감원에서도 당장 주주들의 반발
을 감수하고 라도 배당을 하지않기로 한 은행의 결정이 건전경영을 위한 몸
부림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주주들의 반발과 함께 두 은행의 대외거래에 악영향이 초래될 것이
라는 점에서 무배당의 파장은 의외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