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에게 듣는다] 로버트 포겔 교수..93노벨경제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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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TV는 11일 저녁 신년기획시리즈 ''세계 석학에게 듣는다 제2편'' 로버트
포겔교수(미 시카고대.경제사)의 ''한국 경제의 성공비결''을 방영했다.
포겔교수는 과거의 통계로 경제사의 변천과정을 규명,작년에 노벨경제학상
을 받았으며 주요 저서로는 ''미국의 철도'' ''시간횡단''등이 있다. 연세대
이제민 교수가 대담자로 출연했다.포겔교수와의 대담내용을 간추려 소개
하겠다. <편집자>
-한국의 경우 정부가 경제성장을 주도했는데 정부의 개입을 어떻게
보는가.
"정부가 경제에 관여를 하고 안하고의 문제를 떠나서,정부는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해야 할일이 있다. 정치적인 안정을 주는것이다. 정치가 불안
하면 당연히 경제도 불안해지고,그렇게 되면 결코 경제성장을 이룰 수가
없다.
우리는 이런 예를 아프리카에서 보았다. 아프리카는 자원이 풍부하고 인구
가 많기 때문에 정치만 안정되었더라면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아주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질 못했다.
그러니까 정치적인 안정이야 말로 경제엔 더할나위 없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 다음이 정부가 관여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한마디로 경제를 성장
시키려면 정부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 동남아시아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룰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 이었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 모든 나라들이 다 그랬다.
정부가 경제에 자유를 주고는 뒤로 물러섰던 것이다. 기술은 스스로 발전
해나갔고,그러다보니 어느새 기술혁신은 정부가 관여하는 대기업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회사들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증명되기 시작
했다.
정부가 할일은 따로 있다.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또 경제성장에서 오는 혜택을 모든 분야가 공평하게 받을
수 있도록 조정을 해줘야 한다. 어떤 특별한 분야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골고루가 나눠 가질수 있게 분배를 하는 것이다.
이 일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부는 더욱 다양하고 적절한 교육기관을
세워야 할것이다. 바로 교육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골고루
소득이 분배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엔 가족단위 대기업들이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자율을 확대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기업의 족벌체제를 잘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우선 대기업
에 대한 정부정책이 제대로 서야 한다. 현재 대기업에 대한 정부정책이나
제도가 과연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에 어느정도 기여를 하고 있는지가 중요
하다.
둘째는 경제성장을 통해서 어떤 특정한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더 혜택을
받지는 않았는지,그러니까 자신이 받아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건 아닌지를 늘 살펴봐야 한다.
우선 국가는 신기술에 대한 안목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과연 이 신기술을
이용한 산업이 대규모 그룹을 필요로 하는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한다.
대기업을 필요로 한다면 정책적으로,혹은 제도적으로 대기업을 밀어주고,
그렇지가 않은 경우에는 또 아닌 곳으로 밀어줘야 한다.
이런 정책이 바로 그 나라의 기업을 살리고,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두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소득분배에 대해서다. 경제성장으로 얻은
혜택이 골고루 잘 나누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부는 어떤
제도를 실시해야 경제를 성장시킬수 있을 것인가,또 어떻게 해야 소득을
정당하게 분배할 것인가,이 두가지를 언제나 묻고,또 책임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세계경제질서가 어떻게 형성될 것으로 보는가.
"다자간 협상은 지속이 될 것 이다. 미의회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압도적으로 승인하는 것을 보면서 다자간 협상에 대해서 보다 더 희망적
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자유로운 국제무역체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 나라들은 아마도 내부적으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을 것이다. 누구나
다 나아지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대부부은 더 좋아질 것
이다. 세계 전반은 더 잘 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피해를 보는 나라도
있기는 하다. 그런 나라들은 정부가 힘을 써야 한다.
자유무역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에겐 그 손해를 보상해주는 방법을 찾아
줘야 한다. 내부에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손해보는 계층이 국제
경쟁력이 없는 계층이라면 보다 신경을 써줘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농민일 것이다"
-NAFTA는 역외국에게는 배타적인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NAFTA에 관련된 국가들끼리만 이익을 취할지도 모른다는 염려는 당연히
있을수 있다. 하지만 NAFTA때문에 아시아의 제품들이 배타를 당할 염려는
없다. 얼마전에 디스카운트 가게에서 브라우스 몇 장을 산적이 있었다.
모두가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것들 뿐이었다.
미국산 멕시코산은 하나도 없었다. 텍스타일 산업은 이제 동남아하고는
경쟁하기조차 힘들게 됐다. 제품의 경쟁력이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니까
아무리 NAFTA가 지역 장벽을 쌓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제품일 경우 동남
아시아에 문을 열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되리라 본다. NAFTA가 지역주의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오히려 이러한 텍스타일 산업
은 멕시코 시장을 드나들기가 훨씬 손쉬워질 것이다"
-NAFTA가 점차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까지 확대될 거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 12월에 열린 APEC회의를 보면서 NAFTA가 그렇게 됐으면 하고 기대
했다. 걸림돌은 정치적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정상들이 모인 것은 큰 진전
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 10년 정도가 되면 좋은 결과를 맺을 것으로
본다"
-한국과 같은 개발도상국들은 앞으로도 보호주의적인 정책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는데.
"미처 발달되지 못한 산업이라 보호를 해야한다는 논리는 이제 거의
설득력이 없다. 국제경쟁력이 없는 산업에 계속 투자를 하면 그 산업은
살려도 전체 경제발전에는 도움이 되질 못한다.
미국의 농업을 예로 들어보겠다. 100년전만 하더라도 미국은 노동력의 80%
가 농업에 종사했었다. 이제는 불과 2%밖에 안되지만 생산성은 그때보다
훨씬 더 높다. 농업은 이제 퇴조산업이다. 미국은 농민들이 한시라도 빨리
농업에서 떠나도록 도왔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문제가 많기는 했었다.
정치적인 로비체제까지 구축해서 정치인들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저지
하기도 했다. 그들이 시간을 끌게하고 또 법안을 통과하는 것을 방해하고
저지하기는 했지만 결국 그들이 원하는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그렇게 반대하던 산업합리화때문에 농민이 이만큼 잘살게 된 것
아닌가.
그러니까 개발이 미처 되지않은 산업이라고 해서 보호를 해야한다는 말은
경제성장을 미루겠다는 것밖에는 되지않는다.
미국 농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안은 좋은 정치논쟁거리였지,좋은 경제논쟁은
되지 못했다"
-쇠퇴하는 산업이 아닌 다음에는 경쟁력이 생길때까지 도와줘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 보호주의가 좋은 방법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을
위해서 보호주의를 편다는 건 별 효과가 없다. 차라리 개방을 해서 미개발
산업을 촉진시켜야 한다. 그것이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데는 훨씬 빠르다.
경제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다 그렇다"
-21세기에도 국제경쟁무대에서 미국의 주도권이 계속되리라고 보는가.
"아직은 미국이다. 산업의 분야별로 기술주도권을 따져보면 아직도 미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선두주자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모든 산업분야에서 미국이
여전히 기술주도국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일이다. 미국이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는 방법은 바로 교육이다.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 보다 기술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더 확실한 방법은 없다.
엔지니어를 계속 공급하고 기술의 선두주자를 양성하며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서라면 절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점이 바로 일본
하고 다르다. 일본은 여기에서 미국에 뒤처져 있다. 일본이 미국의 교육
제도를 따라 한다고해도 성공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일본과 유럽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일본이나 유럽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산업의 구조를 개편해야하는 단계에
와있다. 그나라 국민들 역시 제조업에 대한 소비욕구가 줄어들고 있는 대신
에 보다더 훌륭하고 더많은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일본은 예전의 성장률을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어느나라든 어느정도 경제발달을 하게되면 기술의 막다른 골목에 도달
하게 된다. 지금까지 개발해온 그 이상의 기술을 개발해내지 못하면 이젠
더이상 성장을 계속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일본이 바로 이시점에 와
있다"
-한국의 장래를 어떻게 보는가.
"한국은 아직도 미국이나 일본을 따라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산품이나 서비스를 선진국에 수출할 수 있는한 경제성장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일본과 마찬가지로 기술의 막다른 골목에
부딪치게 되면 경제성장 역시 멈추고 말것이다.
한국의 장래는 대단히 낙관적이다. 개인소득이 높아지고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들이 민주화로 돌아서는걸 많이 보았다. 처음에는 전제국가나 권위주의
국가였다가도 결국엔 민주화를 이루곤 했었다.
대만이 그랬고 한국도 그랬다. 한국경제는 성공할 것이다. 내기를 걸어도
좋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중에 가장 우수하다.
경쟁심도 대단하다. 이렇게 유능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나로서는
정말 기쁘다"
포겔교수(미 시카고대.경제사)의 ''한국 경제의 성공비결''을 방영했다.
포겔교수는 과거의 통계로 경제사의 변천과정을 규명,작년에 노벨경제학상
을 받았으며 주요 저서로는 ''미국의 철도'' ''시간횡단''등이 있다. 연세대
이제민 교수가 대담자로 출연했다.포겔교수와의 대담내용을 간추려 소개
하겠다. <편집자>
-한국의 경우 정부가 경제성장을 주도했는데 정부의 개입을 어떻게
보는가.
"정부가 경제에 관여를 하고 안하고의 문제를 떠나서,정부는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해야 할일이 있다. 정치적인 안정을 주는것이다. 정치가 불안
하면 당연히 경제도 불안해지고,그렇게 되면 결코 경제성장을 이룰 수가
없다.
우리는 이런 예를 아프리카에서 보았다. 아프리카는 자원이 풍부하고 인구
가 많기 때문에 정치만 안정되었더라면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아주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질 못했다.
그러니까 정치적인 안정이야 말로 경제엔 더할나위 없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 다음이 정부가 관여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한마디로 경제를 성장
시키려면 정부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 동남아시아가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룰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 이었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 모든 나라들이 다 그랬다.
정부가 경제에 자유를 주고는 뒤로 물러섰던 것이다. 기술은 스스로 발전
해나갔고,그러다보니 어느새 기술혁신은 정부가 관여하는 대기업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회사들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증명되기 시작
했다.
정부가 할일은 따로 있다.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또 경제성장에서 오는 혜택을 모든 분야가 공평하게 받을
수 있도록 조정을 해줘야 한다. 어떤 특별한 분야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골고루가 나눠 가질수 있게 분배를 하는 것이다.
이 일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부는 더욱 다양하고 적절한 교육기관을
세워야 할것이다. 바로 교육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욱 골고루
소득이 분배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엔 가족단위 대기업들이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그래서 자율을 확대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기업의 족벌체제를 잘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우선 대기업
에 대한 정부정책이 제대로 서야 한다. 현재 대기업에 대한 정부정책이나
제도가 과연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에 어느정도 기여를 하고 있는지가 중요
하다.
둘째는 경제성장을 통해서 어떤 특정한 그룹이 다른 그룹보다 더 혜택을
받지는 않았는지,그러니까 자신이 받아야 하는 것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건 아닌지를 늘 살펴봐야 한다.
우선 국가는 신기술에 대한 안목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과연 이 신기술을
이용한 산업이 대규모 그룹을 필요로 하는지 아닌지를 파악해야 한다.
대기업을 필요로 한다면 정책적으로,혹은 제도적으로 대기업을 밀어주고,
그렇지가 않은 경우에는 또 아닌 곳으로 밀어줘야 한다.
이런 정책이 바로 그 나라의 기업을 살리고,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두번째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소득분배에 대해서다. 경제성장으로 얻은
혜택이 골고루 잘 나누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부는 어떤
제도를 실시해야 경제를 성장시킬수 있을 것인가,또 어떻게 해야 소득을
정당하게 분배할 것인가,이 두가지를 언제나 묻고,또 책임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세계경제질서가 어떻게 형성될 것으로 보는가.
"다자간 협상은 지속이 될 것 이다. 미의회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압도적으로 승인하는 것을 보면서 다자간 협상에 대해서 보다 더 희망적
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자유로운 국제무역체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런 나라들은 아마도 내부적으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을 것이다. 누구나
다 나아지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하지만 대부부은 더 좋아질 것
이다. 세계 전반은 더 잘 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피해를 보는 나라도
있기는 하다. 그런 나라들은 정부가 힘을 써야 한다.
자유무역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에겐 그 손해를 보상해주는 방법을 찾아
줘야 한다. 내부에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손해보는 계층이 국제
경쟁력이 없는 계층이라면 보다 신경을 써줘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농민일 것이다"
-NAFTA는 역외국에게는 배타적인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NAFTA에 관련된 국가들끼리만 이익을 취할지도 모른다는 염려는 당연히
있을수 있다. 하지만 NAFTA때문에 아시아의 제품들이 배타를 당할 염려는
없다. 얼마전에 디스카운트 가게에서 브라우스 몇 장을 산적이 있었다.
모두가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것들 뿐이었다.
미국산 멕시코산은 하나도 없었다. 텍스타일 산업은 이제 동남아하고는
경쟁하기조차 힘들게 됐다. 제품의 경쟁력이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니까
아무리 NAFTA가 지역 장벽을 쌓는다고 하더라도 이런 제품일 경우 동남
아시아에 문을 열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되리라 본다. NAFTA가 지역주의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오히려 이러한 텍스타일 산업
은 멕시코 시장을 드나들기가 훨씬 손쉬워질 것이다"
-NAFTA가 점차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까지 확대될 거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 12월에 열린 APEC회의를 보면서 NAFTA가 그렇게 됐으면 하고 기대
했다. 걸림돌은 정치적 문제일 것이다. 그래서 정상들이 모인 것은 큰 진전
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 10년 정도가 되면 좋은 결과를 맺을 것으로
본다"
-한국과 같은 개발도상국들은 앞으로도 보호주의적인 정책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는데.
"미처 발달되지 못한 산업이라 보호를 해야한다는 논리는 이제 거의
설득력이 없다. 국제경쟁력이 없는 산업에 계속 투자를 하면 그 산업은
살려도 전체 경제발전에는 도움이 되질 못한다.
미국의 농업을 예로 들어보겠다. 100년전만 하더라도 미국은 노동력의 80%
가 농업에 종사했었다. 이제는 불과 2%밖에 안되지만 생산성은 그때보다
훨씬 더 높다. 농업은 이제 퇴조산업이다. 미국은 농민들이 한시라도 빨리
농업에서 떠나도록 도왔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문제가 많기는 했었다.
정치적인 로비체제까지 구축해서 정치인들이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저지
하기도 했다. 그들이 시간을 끌게하고 또 법안을 통과하는 것을 방해하고
저지하기는 했지만 결국 그들이 원하는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그렇게 반대하던 산업합리화때문에 농민이 이만큼 잘살게 된 것
아닌가.
그러니까 개발이 미처 되지않은 산업이라고 해서 보호를 해야한다는 말은
경제성장을 미루겠다는 것밖에는 되지않는다.
미국 농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안은 좋은 정치논쟁거리였지,좋은 경제논쟁은
되지 못했다"
-쇠퇴하는 산업이 아닌 다음에는 경쟁력이 생길때까지 도와줘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 보호주의가 좋은 방법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을
위해서 보호주의를 편다는 건 별 효과가 없다. 차라리 개방을 해서 미개발
산업을 촉진시켜야 한다. 그것이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데는 훨씬 빠르다.
경제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다 그렇다"
-21세기에도 국제경쟁무대에서 미국의 주도권이 계속되리라고 보는가.
"아직은 미국이다. 산업의 분야별로 기술주도권을 따져보면 아직도 미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선두주자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모든 산업분야에서 미국이
여전히 기술주도국으로 남아있다는 것은 사실 대단한 일이다. 미국이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는 방법은 바로 교육이다.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 보다 기술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더 확실한 방법은 없다.
엔지니어를 계속 공급하고 기술의 선두주자를 양성하며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기 위해서라면 절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점이 바로 일본
하고 다르다. 일본은 여기에서 미국에 뒤처져 있다. 일본이 미국의 교육
제도를 따라 한다고해도 성공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일본과 유럽은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일본이나 유럽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산업의 구조를 개편해야하는 단계에
와있다. 그나라 국민들 역시 제조업에 대한 소비욕구가 줄어들고 있는 대신
에 보다더 훌륭하고 더많은 서비스를 원하고 있다. 일본은 예전의 성장률을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어느나라든 어느정도 경제발달을 하게되면 기술의 막다른 골목에 도달
하게 된다. 지금까지 개발해온 그 이상의 기술을 개발해내지 못하면 이젠
더이상 성장을 계속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일본이 바로 이시점에 와
있다"
-한국의 장래를 어떻게 보는가.
"한국은 아직도 미국이나 일본을 따라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산품이나 서비스를 선진국에 수출할 수 있는한 경제성장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일본과 마찬가지로 기술의 막다른 골목에
부딪치게 되면 경제성장 역시 멈추고 말것이다.
한국의 장래는 대단히 낙관적이다. 개인소득이 높아지고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들이 민주화로 돌아서는걸 많이 보았다. 처음에는 전제국가나 권위주의
국가였다가도 결국엔 민주화를 이루곤 했었다.
대만이 그랬고 한국도 그랬다. 한국경제는 성공할 것이다. 내기를 걸어도
좋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내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중에 가장 우수하다.
경쟁심도 대단하다. 이렇게 유능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것이 나로서는
정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