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의 강한 경쟁력은 바로 근로자들에게서 나온다. 경쟁력의 원천인
뛰어난 품질과 효율적 작업공정이 주인의식으로 뭉친 근로자들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근로자들은 어떤 회사에서나 활발히 공정개선작업에 참여한다.
조금이라도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비용을 절감할 수있다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회사에 건의를 내놓는다. 자기가 맡은 공정의 개선작업은 자신이
한다는 것이 일본근로자들의 기본자세다. 일본업체들의 공장은 전체가
근로자들의 아이디어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쓰다자동차의 경우 지난한햇동안 종업원들이 제안한 각종개선안은
240만건에 이른다. 이회사의 사원이 3만여명인 점을 감안할때 1인당 평균
80건가량의 제안을 한 셈이다. 근로자들의 제안은 사무용품절약방법등
소소한 것에서부터 수백만 수천만엔의 원가절감효과가 있는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규모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몸이 좀 피곤해진다
하더라도 회사에 도움이 된다면 주저없이 건의를 낸다.

이공장 조립라인에 채용돼 있는 차체를 따라 움직이는 이동작업대는
종업원들이 건의한 것을 회사가 채택한 것에 불과하다. 종업원들은 작업때
보행수를 조금이라도 줄여야 작업을 더 빨리할수 있다며 이시스템을
도입하자고 회사에 요청했다. 작업을 하는 손길이 더빨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식 사고방식으로 생각하면 자신의 목을 옭아매는 일을
스스로 원한 셈이다.

작업자가 필요한 위치로 손쉽게 당겨올 수 있도록 만들어진 부품대 역시
마찬가지 과정을 통해 이동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작업자가 움직이는
것보다는 부품대가 이동하는 것이 일을 더 신속하게 할 수 있다는 취지다.

뿐만이 아니다. 이공장에는 종업원들의 열성과 애사심이 배어 있지 않은
곳은 찾기 힘들 정도다. 공장내 어딜가나 근로자들과 분임조의 건의로
작업을 개선한 사례가 현장에 게시돼 있다. 우수사례만 게시한 것이지만
공장안이 이들 전시물로 가득 차있다.

도요타나 닛산디젤자동차공장도 마찬가지다. 도요타의 경우 한햇동안
근로자들이 내놓는 제안은 200만건이상에 이른다. 일인당 평균 30건에
달하며 연100건이상을 건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닛산디젤근로자들도
연간 1인당 최소 10건이상의 공정개선제안을 내놓는다.

이처럼 아이디어가 쏟아지니 작업효율이 높아지지 않을리없고 품질이
나빠질수가 없다.

회사측도 근로자들의 참여의식을 북돋우기 위해 제안에 대해서는 채택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당을 지급한다. 마쓰다 도요타 닛산디젤이 모두
건당 최소 500엔씩을 지급한다. 물론 효과가 큰 제안에 대해서는 지급하는
수당도 더 많다. 제안만으로 연 수십만엔씩의 수당을 받아가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고 분임조에 따라서는 이를 모아 단체 해외여행을 즐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회사측이 얻는 비용절감효과는 훨신 크다. 닛산디젤의 기노시타
히데토시차장은 "제안에 대한 수당으로 회사가 지급하는 비용은 연간 1억엔
정도이지만 이로인해 얻는 효과는 10억엔이상에 달한다"고 밝힌다. 닛산디젤
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점을 감안하면 다른 회사들의 경우는 절감효과가
훨씬 클 것임은 쉽사리 짐작할수 있다.

일본근로자들은 제안을 통해 회사에 이처럼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만
제안서 작성때조차도 회사일에는 전혀 차질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근무시간이란 순수히 고유업무만을 하는 시간인만큼 제안서도 집에서
써오기 때문이다.

일본기업이 왜 강한지에 대해 중요한 한 단면을 엿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