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의 "뉴스메이커"중의 한사람으로 주목받고있는 김영삼대통령의
핵심측근과 "토사구팽"의 장본인이 하와이대에서 만난다.

지난연말 사면복권이후 일본와세다대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체류중이던
서석재 전민자당의원은 지난5일 딸이 유학중인 런던으로 떠나면서 "곧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하와이로 건너가 오는 7월까지 하와이대동서문화센터의
객원연구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와이대동서문화센터에는 현재 김재순 전국회의장이 역시 객원연구원자격
으로 머물고 있다. 김전의장은 신정부출범후 재산공개파동으로 의원직을
사퇴한뒤 이곳으로 건너왔다.

김대통령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연을 맺어온 두사람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장소에서 우연하게 회포를 풀게된 셈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동서문화센터에서는 저명인사들의 이런 만남이 심심
찮게 이뤄지고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이곳에는 김전의장말고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이 객원연구원자격으로 들락날락하며 나름의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노태우대통령시절 건설부장관과 청와대경제수석을 지낸 이진설씨,
지난해 개각전까지만해도 보사부차관이었던 최수병씨, 대한주택공사사장
이었던 김대영씨등이 그 예다. 공업진흥청장을 지낸 신국환씨도 얼마전
까지 이곳에 머물렀으며 정원식 전국무총리도 지난해초까지만해도 객원
연구원생활을 했다.

이렇게보면 동서문화센터를 드나들고있는 객원연구원들은 거의가 공통된
속사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않게 간파할수있다. 잠시 "비를 피해"
자의반타의반으로 이곳으로 왔거나 일단 "전역"조치됐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절치부심하는 사람들이란 점.

무엇보다 신정부출범후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공직인사들이 상당수라는
것이 눈에 띈다.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연구소도 아닌 머나먼 이곳에 유독 우리
정치권인사들이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와이대동서문화센터를 잘 아는 교육관계자는 "객원연구원생활로는 큰
학문적 성과를 거두기는 힘들다"며 "연구소가 세계적 휴양지에 자리잡고
있는만큼 "공부"가 주된 목적이 아니라 말그대로 머리를 식히고 "대기"하는
곳"이라고 단정짓는다.

그는 동서문화센터의 운영방식등을 소개하며 정치권인사들이 이곳을 제집
드나들듯 찾을수 있는 배경을 설명했다.

동서문화센터는 미의회가 아.태지역국가및 국민들사이의 상호이해와 협력
증진을 위해 지난60년 설립한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공교롭게도 하와이대
마노아캠퍼스 바로곁에 자리잡고 있어 흔히 하와이대동서문화센터로 불리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20여개국이 기부 또는 출연등으로 동서문화센터의 연구활동을 지원
하고 있는데 우리정부도 매년 20만달러정도를 기부금등의 명목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미국을 제외하고는 일본다음으로 많은 액수.

바로 이 기부금규모에 따라 각국에 돌아가는 객원연구원 연수생등
"수혜자"수가 정해지고 이들에게는 체재비일부까지 지원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라는 것이 그의 귀띔이다.

<김삼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