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계증시는 보기드문 활황의 한해였다. 주요 국가 증시가 폭넓은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 80년대말부터 90년대초에 걸친 침체국면을 완전히 탈피
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아시아지역은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상승가도를 질주,"세계 경제
성장의 중심축"으로서의 명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다만 거품경제의 후유증
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일본만이 보합권에 그쳐 상승대열에 동참하지
못했다.

올 세계증시가 이같은 활황장세를 보인 것은 장기간 계속됐던 경기침체
국면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주요국가의 잇단 금리인하에
따른 저금리시대의 전개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선진국 자금의 해외투자가 올들어 급증세를 나타낸 점도 주요원인의 하나로
분석된다.

세계경기와 관련해서는 우선 주요 선진국들이 내년에는 모두 플러스성장
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은 3%를 넘고 독일 프랑스등
유럽국들도 1%안팎의 플러스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또 95년에는 GDP
증가율의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선진국들이 마이너스성장을 면치 못했던 올해와는 대조적이다.

올세계증시의 활황세는 주가는 경기를 선행한다 는 격언을 그대로 입증한
셈이다.

미국과 일본등이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재할인율을 수차례 인하,금리를
유례없이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렸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대폭
떨어진 점도 증시활황을 지원했다. 예금이나 현물의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약화된 점은 증시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게다가 선진국투기자금의 해외진출도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미국자금의
해외투자는 상반기에만 5백억달러에 육박,지난해의 2배수준에 이르렀다.
보다 높은 이익실현을 위해 성장전망이 밝고 상대적 고금리지역을 선호하는
투기성 자금의 생리가 반영된 결과다.

<>미국=뉴욕증시는 연말을 앞두고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28일의
다우존스공업평균은 3,800선에 육박한 수준이다. 기본적으로는 내년도에
경기회복세가 더욱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올들어
뮤추얼 펀드(일종의 투자신탁)가 급성장,증시로의 자금유입도 가속화됐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결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등도 호재로 작용
했다.

<>일본=일경평균주가가 한때 20,000선을 넘기도 했으나 연말지수는 전년
말과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올들어 기업실적이 크게 악화됐고 전체 경제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매수세를 약화시켰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도 감소했다. 주식시장은 실물경기의 거울인데 거울만
닦는다고 시장이 잘될리 없다는 일본정부의 태도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시장 부양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분위기가 냉각된 점도 증시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영국=런던증시는 유럽지역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활황세를 유지했다.
연말지수도 사상 최고수준이다. 여타국가와는 달리 경제가 플러스성장을
나타냈고 대형기업들의 영업실적도 호전됐다. 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갔고
미국 자금도 꾸준히 유입됐다. 이같은 호재들이 위력을 발휘,유상증자 물량
증대 정부의 재정수입 확대 계획발표등의 악재를 무력화시켰다.

<>독일=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가 지난해말 대비 40%가량이나 급등
했다. 올 경제상황은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유럽지역의 경제중심국이란
점때문에 외국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았고 분데스방크의 5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가 주가상승을 거들었다.

<>프랑스=CAC40지수가 20%이상 상승했다. 역시 금리인하가 주요 호재로
작용했다. 국영기업의 민영화계획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된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연말 강세장에는 UR협상이 프랑스에 가장
유리하게 타결됐다는 분석이 배경을 이뤘다.

<>아시아지역=대만 홍콩 싱가포르등 대부분증시가 50%이상이나 상승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홍콩증시는 급속한 경제성장가도를 달리는 중국을
등에 업고 2배이상이나 뛰어올랐다. 아시아국들은 거의가 올경제성장률이
5%이상에 이르고 내년 역시 세계에서 가장 활기찬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장미빛 경제전망이 주가급등의 견인차가 됐다. 각국의 투자 규제완화 및
증시 개방폭 확대로 해외자금 유입도 급증했다.

<이봉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