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쏘나타II의 출발은 불안했다. 5월 신차발표회에 들렀던 고객의
상당수는 새차의 꽁무니모양이 어딘가 엉거주춤한데다 부분적으로 뭔가
다른차와 유사한 모습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게다가 신차가 출고돼야
하는 시점에서 터진 노사분규가 한달이상 길어지면서 ''실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갔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상황은 달랐다. 쏘나타II가 거리에 한두대씩 모습
을 드러내자 엉거주춤하다는 모습은 오히려 예뻐보인다는 평으로 바뀌
었고, 고도의 주행정숙도와 편의성이 소문을 타면서 계약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노사분규로 출고가 여의치 않은데도 3개월이상의 주문이
몰렸다.

더욱이 첫 출고이후 5개월이 지난 10월에는 1만2천8백46대가 팔려
중형승용차로는 처음으로 월간베스트셀러카에 올랐으며 11월에도 1만
4천1백48대가 나가 2달연속 최고 판매기록을 세웠다. 아직도 신차계약
이 1달반가량 밀려 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쏘나타II의 판매호조에 대해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은 품질과
디자인 가격정책의 3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쏘나타II를 기획하던 당시 구형 쏘나타는 중형차시장의 67%라는 높은
마켓셰어를 유지할 정도로 상품력을 인정받고 있었으나 안전도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는데는 충분치 못하다고 판단됐다. 또
선진국의 기술발전속도가 빨라 기존 쏘나타의 제품력으로는 수출확대에
한계를 느껴왔다. 시장측면에서도 88년부터 93년까지 44만여대를 판매
했기 때문에 고객이 식상하던 때였고 더욱이 대우자동차가 가격을 대폭
내린 프린스1.8로 1천8백cc급 시장을 잠식해 왔다.

제품경쟁력 향상을 위해 안전성 쾌적성 편의성도 크게 강조했다.
에어백 ABS(미끄럼방지브레이크시스템)등과 함께 도어의 내부에 고장력
강관을 사용한 세이프티바를 장착하는 등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했다.

판매전략의 기본방향은 5개모델간 적절한 제품/가격 차별화로 상호
간섭을 방지하고 제품의 안전성과 성능및 품위를 중시하는 시장특성에
적극 대처하는 한편 신규수요보다는 대체 수요를 적극 흡수한다는 것
이었다.

< 김 정 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