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경제에 있어 자금의 역할은 인체의 혈액에 비유된다. 사람이
건강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혈액이 순조롭게 순환하여 인체에 필요한
영양을 몸의 각 부분에 공급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나라의 경제가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경제활동에 필수적인 자금이 원활하게 순환되어야만
하기때문이다.

이처럼 경제활동의 윤활유역할을 하는 자금의 순환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볼수 있다. 하나는 생산 투자 소비등 "실물"거래에 따라 이뤄지는
순환이고 다른 하나는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금융"거래로 인한 순환이다.
경제학자 케인즈는 실물거래에 따른 자금순환을 "자금의 산업적유통",
금융거래로 인한 순환을 "자금의 금융적 유통"이라고 불렀다.

경제활동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 두가지 거래를 연결시켜
동시에 파악할수 있는 종합적인 통계가 필요하다. "자금순환표"는
실물거래와 금융거래를 연결시켜 기업 개인 정부등 각 경제주체가 자금을
어떤 경로를 통해 얼마만큼 조달 운용하였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작성발표하고있는 자금순환표에서는 거래주체를 기업 개인
금융 정부및 해외등 5개부문으로 나누고있다. 우리나라 자금순환의 큰
골격은 기업이 자금부족부문이고 개인 정부 금융 해외는 자금잉여부문
이라는 것. 최근 발표한 93년 3.4분기 자금순환표에서도 기업부문은
자금부족규모가 9조5,000억원이고 개인부문의 잉여 7조6,000억원을
비롯 나머지부문도 모두 자금잉여(정부 1조1,000억원,금융 4,900억원,
해외 2,700억원)를 기록했다.

기업은 국민경제내에서 생산과 투자활동을 주로하는 경제주체로 항상
투자가 저축보다 많은 자금부족주체라는 특징을 갖고있다. 개별기업에
따라서는 투자를 적게하여 자금잉여를 나타내는 기업도 있으나 기업부문
전체로 보면 투자가 저축보다 많아서 돈이 모자라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반대로 개인은 기업과는 달리 투자보다 저축이 많은 자금잉여주체라는 점이
특징이다. 물론 기업이나 개인부문의 자금부족이나 잉여는 저축 투자의
움직임에 따라 규모가 변한다.

자금순환표는 경제 각 부문의 거래를 형태별로 나누고 자금이 나간것을
"운용", 들어온 것을 "원천"으로 구분해 기록한 것이어서 자금이
어느부문에서 어느부문으로 흘러들어 갔는가를 알수 있다.

예컨대 기업부문의 경우 지난 3.4분기중 18조4,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이중 9조원의 금융자산을 운용한 것으로 나타난다. 자금조달방법은 은행
차입등 간접금융이 10조원(55.8%),주식발행등 직접금융이 6조7,000억원
(36.3%)해외차입이 1,000억원(0. 6%)등이다.

이처럼 자금순환표는 부문간 자금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줘 기업 개인등
개별경제주체의 자금조달및 운용패턴분석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육동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