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획원에 때아닌 용어논쟁이 일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박재윤
대통령 경제수석이 종래 10년 이상 써온 "경제운용계획"이란 용어가
잘못됐다면서 "경제운영계획"으로 명칭을 바꿀것을 지시하자 기획원내
에서도 찬반 양론이 엇갈리고 있는 것.

기획원은 오는 28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신경제추진위원회에 "94년
경제운용계획"을 보고할 예정이었으나 박수석의 지시에 따라 이를 "94년
경제운영계획"으로 고쳤다.

박수석이 "운용"이란 용어 대신에 "운영"이란 말을 쓰도록 한것은 영어의
"management"를 번역하면 "운영"이 더 적합하기 때문이라는 게 기획원
관계자들의 설명. "운용"이란 용어는 "자금운용"등에는 어울리는말이나
"경제운용"이란 말은 잘못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에대한 반론도 만만치않다. "운영"이란 구체적인 기관을
운영할때나 쓰는 용어로서 "경제운영"이란 말은 어딘지 거북하다는 게
과거 "경제운용계획"을 짰던 기획원 관리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설령
"운영"이란 용어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해도 지금까지 10년 이상 써온
"경제운용계획"이란 용어를 바꿀 필요가 있느냐고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어찌보면 하찮은 용어사용을 놓고 우리경제의 큰틀을 짜는 기획원
관리들이 왈가왈부하는데는 또 다른 속사정이 있는게 아니냐는게 타부처
관리들의 추측. 예컨대 박수석에 대한 기획원관리들의 불만이 개각과
맞물려 표출되고 있다는 것도 그중 한가지다. 그도 그럴것이 박수석이
비단 "94년 경제운영계획"뿐만 아니라 과거 신경제계획 작성과정등에서
기획원관리들을 소외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관련, 기획원 고참관리는 "지금이 그런 용어를 갖고 논란을 벌일만큼
한가한 때냐"고 반문하며 학자출신 경제관료들이 갖고 있는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편 새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써온 신경제란 용어도 이제 1년가까이
됐으니 더이상 쓸필용가 없다는게 상공자원부 등 과천일각의 주장.
신경제는 박수석이 도안전문가에게 부탁, ''신''자는 반드시 한자로 사용,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했는데 이 ''신''자가 경제팀이 바뀌는 것과 함께
사라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박영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