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개각을 앞둔 17일,청와대 분위기는 긴장 일색이다. 전 수석들의
사표가 이미 박관용비서실장 앞으로 제출된것이 확인되고있는 가운데
대통령과 신임 이회창총리등은 본격적인 개각 인선작업에 착수한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자천타천으로 경질대상및 후임각료들의
이름이 본격 거명되고 있기도하다.

그러나 정작 빠르면 17일중 있을것으로 점쳐지던 개각시기는 내주초로
넘어갈 것이 확실시 되고있다. 박관용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빨라야 20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도
없지않다"고 말했다. 이경재대변인도 "20일전에는 개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를 공식 확인했다.

이처럼 개각이 늦어지는 배경에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행정절차상,또
물리적인 여건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선은 18일(토요일)까지 열리는
국회답변을 업무에 밝은 현 장관들이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인선이 구체화된다해도 이들을 검증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다. 새정부 출범시 임명됐던 일부각료가 재산 또는 도덕성의 문제로
물의를 빚고 도중하차한 전례를 밟지않겠다는 의지를 읽을수 있는
대목이다.

신임 각료의 인선기준으로는 한결같이 개방화 시대에 대비,국제화된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이 인선의 절대기본원칙은 김영삼대통령이 제시한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할수 있는 인물 <>해당분야에 충분한
능력을 갖춘 인물등이 입각대상의 기준이 될것이라고 청와대고위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런 기준과는 별도로 관청가나 업계일각에서는 5.6공때 요직을 맡았던
인물이 이번개각에서 발탁될수 있지 않을까하고 관심을 쏟고있다.
새 정부 출범초기에는 이런인물들이 엄격히 배제된가운데 인선작업이
이루어 졌었다.

이에대해 청와대 주변에서는 이번에는 그런원칙이 적용되지 않을것으로
보고있다. 정권 출범초기의 인물로는 참신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될수
밖에 없지만 이제는 경륜과 실무에 밝은 인물이 요구되는 시기라는
지적들이다. 다시 실험적인 인물들을 기용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말을 하는 대통령의 측근들도있다.

이런분위기 속에 입각대상자로 거론되는 인물가운데는 과거 각료를 역임한
적이 있는 인물들이 의외로 많다. 경제분야에 특히 그런 인물이 많은
편이다.

경제부총리 물망에 과거 경제부총리 재무 상공장관을 지낸바있는
나웅배의원의 이름이 조심스럽게 거명되고 있다. 역시 재무장관을 지낸
사공일씨와 강경식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승수 주미대사,정재석
교통부장관도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지만 설 이상의 구체성은 솔직히
크지않은 편이다.

실물경제에 밝은 일부인사의 경제각료 입각 가능성도 나돌고 있다.
김선홍 기아그룹회장은 부총리설도 있지만 그보다 상공자원장관쪽이 더
어울린다는 평가도있다. 배순훈 대우전자사장도 상공자원장관 또는
과기처장관 기용설이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이밖에 민자당쪽에서는
서상목의원 김동규전의원의 경제각료 입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청와대 수석들의 경우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교체의 폭이 크지않으리라는
추측이 유력하다. 누가 바뀔것이냐는 전망은 평자에 따라 엇갈린다. 경제
공보외교안보 정무 민정수석등이 한결같이 이런저런 소문을 뿌리지만
신빙도는 아무도 예측할수 없다.

민자당당직자에 대한 개편도 이번개각과 맞물려 이루어질것이 확실시
되고있다. 대통령의 한 핵심측근은 "개각을 하다보면 당요직과 맞물리는
수도 있다"며 "당직 개편이 없다고는 결코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측근인사는 개각의 폭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추측은 가지만
말할 성질은 아니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김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