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최대승자는 프랑스"

15일 막을 내린 UR협상의 최종 협정안에 시청각분야가 제외됨으로써
프랑스는 UR협상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있다.

UR협상 막바지에 협상타결의 최대 쟁점으로 등장한 것이 시청각시장 개방
문제. 세계경제의 양대지주를 자부하는 미.EC간의 시청각시장 줄다리기는
자칫 7년이상을 끌어온 UR을 완전히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는 장애물
이었다.

시청각시장 개방을 둘러싼 미.EC간의 대결은 결국 미국과 프랑스의
대리전이었다.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오락액션영화로 세계 영화시장을
석권하고있는 미국과 흥행성은 떨어지지만 교양영화를 내세운 프랑스의
대결은 양국간의 문화적 자존심대결로까지 비화됐다.

미국은 UR의 기본 원칙이 예외없는 관세화를 통한 모든 시장의 개방인
만큼 음향 영상등 시청각관련 상품도 예외가 될수없다는 주장이었다.
따라서 프랑스가 취하고있는 미국산 프로그램에 대한 수입쿼터제한과
극장표 TV영화비디오카세트에 부과하고있는 세금은 철폐돼야한다는 입장
이었다.

이에대해 프랑스는 흥행성이 떨어져 미국영화에 비해 경쟁력이 없는
시청각시장을 완전개방할 경우 프랑스 영화의 입지가 위협받는 것은 물론
저질오락영화(프랑스표현)인 할리우드 영화의 대량 유입으로 문화적 정통성
도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맞섰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고있는 가운데 협상시한을 하루 앞두고 열린
지난 14일 미키 캔터미무역대표부대표와 리언 브리튼EC무역담당위원간의
회담에서 미국측은 결국 프랑스의 주장에 굴복,시청각시장을 협정안에서
제외키로 합의했다.

합의 직후 프랑스의 아랭 카리그농통신장관은 "음향영상등 문화적인것들은
자유무역의 상품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문화적 예외를 인정받은 것은
아름다운 승리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미국측이 시장석권이 확실시되는 시청각시장에서 프랑스에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시청각시장 개방을 고집,UR이 무산될 경우 쏟아질 세계적인
비난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반면 프랑스는 UR타결로 발생하는 이익은 챙기면서도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농산물협상이나 시청각시장등에서는 강경입장을 고수,끝까지
자국입장을 반영하는 끈질긴 협상력과 두둑한 배짱을 보였다.

프랑스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럽인의 저력을 세계각국에 과시함으로써
정치경제 양면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는것이 협상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