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국악의 해는 국악이 명실공히 국민의 음악으로 탈바꿈하는
문화적원년이 돼야한다" "서양음악위주로 되어있는 정부의 의전부터
국악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한다" "해외교포를 포함한 한민족음악마당을
개설하자" "국악의 해는 전통음악의 영역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어야한다"
"국악과 관련있는 중국 일본등 동아시아의 연주단체를 초청,비교의 기회를
갖거나 합동연주회도 고려해보자" 국악의 해 준비위원회(위원장 황병기)가
7일 서울서초동국립국악원강당에서개최한 94년도 국악의해준비를 위한
1차세미나에서 발표된 의견들이다.

"국악의 해 의의와 추진방향" "국악의해 사업계획"등을 주제로해
한명희서울시립대교수 이성천서울대교수등 음악, 국악관련인사 8명의
주제발표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는 "국악의 해사업은 일회성행사가
아닌 국악이 실질적으로 뿌리를 내릴수있도록 국민모두의 큰축제로
이루어져야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각종사업계획을 제안
했다.

이성천씨(서울대국악과교수)는 "서울정도6백주년인 동시에 한국방문의
해인 내년에 국악의해로 지정된만큼 그뜻에 합당한,그리고 충족되는 행사가
집행되어야한다"고 전제하고"해외에 산재해있는 한민족의 음악을 한자리에
모아 우리민족의 삶을 나누고 정체성을 확인할수있는 한민족음악마당의
개설을 제언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이지만 삶의 터전이 문화형성의
요인으로 작용한,즉 해외교포에 의한 전통문화의 변이는 한국을 중심으로
한 문화의 세계적전파라고할수있다는점에서 이같은 음악을 한자리에
모으는것은 의미가있다는것.

이씨는 이와 함께 "북한음악인들을 초청,음악연주는 물론 합동공연을
계획하는것도 통일을 준비하는 단계로서 뜻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역사의
바른인식을 위한 세미나개최, 국악의 정착과 청소년을 위한 전국국악경연
대회개최,가곡 가사 시조등 관심밖의 분야에 관한 집중공연등도 필요하다"
고 덧붙였다.

한명희씨(서울시립대교수)는 "국악의해는 국악이 나라의 음악으로
탈바꿈해야하는 원년,민족음악창조를위한 역사적전기의 한해,한국음악의
세계화를 위한결정적한해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하고 "이를위해
모든편견으로부터의 탈골, 일반용어와 관행의 교정,음악교육의혁신,
매스미디어의 역할분담등이 이루어져야한다"고 밝혔다.

이보형씨(문화재전문위원)는"국악의해는 미시적으로 "삼현육각"같은
없어져가는음악을 키우는일과 함께 거시적으로는 국제세미나마련등을
통해 동아시아,세계로 뻗어가는 작업을 병행해야한다"고 말하고 "이와
함께 국악의해에 공연되는것들을후대교육에 도움이 되도록 자료로 보관
할수있는 아카이브를 마련했으면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만씨(음악평론가)는 "사업의 추진방향은 국민전체가 골고루
확산될수있는 방향으로 설정돼야한다"고 전제하고 "정부의전부터 국악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하고 국악을 주제로한 상품개발,방송의시작과 끝을
국악으로,국악박물관설립,국악의 본질을 깨뜨리지않는 전용극장의 설립
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건용씨(서울예술종합학교교수)는 "중앙국악자료관설립,민요채집,
기존자료의정리보완,채보방법의 연구등 국악의 보존과 각악기교칙본개발,
북한악기개발사례를 참조하는등 새악기를 개발하고 교육용비디오를 제작,
TV매체등을 통해 보급시켜야한다"고 말했다.

또 남북,한중일음악교류는 물론 교포사회와의 전통음악교류,그리고
초중고교과서를 위한 국악의 개념및용어가 정리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박범훈씨(중앙대교수)는 국악의해사업에 기업의 적극참여유도를,
이영희씨(가야금산조예능보유자)는 전국국악대생을 중심으로한 "연합
국악관현악단"창설을 제의했다.

이날 방청객으로 참석한 이강숙예술종합학교교장은 "국악의해를 계기로
앞으로는 서양음악이 전통음악에 눌리는,현재와는 반대현상이 일어나
"음악=국악"이라는풍토가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위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관련인사20여명이 방청객으로 참석한가운데 썰렁하게 벌어진
이날세미나는 활발한 토론이 있을것이라는 당초기대와는 달리 방청객들의
질의없는 일방적인 주제발표로 이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신재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