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수출실적을 이뤄 지난달 30일 무역의 날에 수출유공포상을 받기로
돼 있던 두 중소기업이 부도가나 수상식에 불참, 많은 중소기업인들을
우울케 하고 있다. 주인공은 원목가공업체인 금산산업(대표 김동한, 인천시
서구 가좌동 178의78)과 스테인리스 주전자를 생산해온 코카코주식회사
(대표 고덕기, 인천시 남동구 남동공단 32블록 4로트).

이들 업체는 지난 92년6월부터 올해 7월말까지의 수출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무역의 날에 금산산업은 1천만달러 수출기업에 주는 국무총리상을,
코카코주식회사는 1백만달러수출에 대한 포상으로 무역협회장포상을 받기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처한 갖가지 어려운 경영여건을 헤치며 힘들게 쌓아온
수출실적을 뒤로한채 정작 영광의 주인공들은 부도로 도피중이거나 기업을
남에게 넘겨주고 울분을 씹고 있다.

이들 업체가 부도에도 불구 무역의날 시상식 당일까지 수상업체에 포함된
것은 업체선정이 마감된날까지 이상을 주관하는 상공자원부가 부도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지난 89년 보명이라는 회사명으로 창업한 금산산업은 처음부터 미송각재
를 가공해 건축부자재용으로 일본시장을 공략해 나갔다.

이는 이회사의 김사장이 폭넓은 일본 목재시장정보를 십분 활용했기 때문
이었다. 김사장은 일본인들의 주택대부분이 목재로 이뤄지는데다 소형주택
에 맞춰 건축부자재도 소형이면서 다양한 제품을 선호하는데 착안, 창업
초기부터 이분야에 몰두했다.

또 습기가 많은 일본 건축시장은 미송자재가 최적이라는 점을 이용한 결과
창업2년후부터 일본 바이어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금산산업은 이같은 정확한 수출시장의 선정과 최적의 생산제품선택에 성공
해 지난 90년부터 미송각재의 수출이 매년 2백만달러씩 늘어나 지난해엔
1천만달러를 돌파했다.

이회사는 수출급신장에 힘입어 지난91년엔 2개의 공장을 추가착공, 도약의
전기를 맞는듯 했으나 고난은 외부로부터 찾아왔다.

지난해초 1백80일간 허용되던 기간부환어음(USANCE)이 통화증발을 유발
한다는 이유로 통화당국이 60일까지로 단축, 예상치 못한 자금소요가
갑자기 60억원가량 발생한데다 실명제실시에 따른 일시자금압박으로 단기
운영자금의 마련에 실패, 지난 10월2일 30억원의 부도를 내며 쓰러졌다.

김사장은 현재 몸을 피하고 있는중이며 근로자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채권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회생의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89년에 창업, 매년 50%씩의 비약적 발전을 거듭하며 지난 92년에
중소기업이 넘기에는 쉽지않은 벽인 수출 1백만달러를 기록한 코카코주식회
사도 성장과정은 달라도 몰락은 금산산업과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기술자로 자수성가한 고사장은 주방용품을 평생사업으로 삼아 품질을 인정
받기 시작한 스테인리스주전자를 유럽과, 중동, 동남아에 수출하기 시작해
창업 3년만에 1백만달러어치를 해외에 선적했다.

빠른 성장에 자신감을 얻은 고사장은 올해초까지만 해도 생산시설을 40%
증설하는등 본격적인 수출확대를 계획했으나 올하반기에 실시된 여러
경제적조치로 사채시장이 얼어붙자 기울기 시작했다.

기업이력이 짧다는 이유로 제도금융권의 대출이 막히자 고사장은 서울
강남의 사채시장을 하루에도 몇번씩 찾았으나 돈을 빌리는데 실패했다.

여기에다 남동공단에 입주하면서 여유자금을 몽땅 써버린것도 자금시장의
충격을 직접 받는 원인이 됐다.

이회사는 지난 11월2일 부도가나면서 경영권이 3자에 인수되고 회사명도
투게더상사로 변했다.

당시의 부도금액은 3억원. 3억원 때문에 작지만 유망한 중소기업이 봄눈녹
듯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