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이 한국의 황병태대사인가. 하드웨어(투자및 무역)로부터
이젠 소프트웨어(경제발전모델)까지 중국땅에 심어놓으려하니."
24,25일 이틀간 북경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경제발전모델 비교
토론회"를 지켜본 한 일본특파원이 바삐 토론장을 빠져나가면서
중얼거린 말이다.

이 토론회야말로 기사감이라는 평가였다.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한중두나라간의 경제전문가 교류가 이루어져 중국경제정책수립에 한국의
두뇌가 작용할 것이라는 기사를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정부는 지금 주중한국대사관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는 "한국의 대중국승용차합작프로젝트에 대비, 일본은 지난8일부터
14일까지 닛산자동차회장, 통산성고위관리등을 포함한 60여명의
대규모사절단이 중국을 다녀가야만했다"고 실토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이 자동차기술이전을 더 확대할테니 한국과
성급하게 손잡지 말라는 메시지를 갖고 온것이다.

일본만 분주해진것은 아니다. "수교 15개월밖에 안된 한국외 중국내
행보가 워낙 빨라 요사이 눈코뜰새없이 바빠졌다"
서방의 한 외교관은 "중국내에서 불고있는 한국의 황색바람을 경계
하라"는 주문을 본국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한다.

알고보니 그 황색바람의 장본인이 황대사라는 것이다. 그는 북경에서
한자를 배운 덕에 황대사의 황이 "누를 황"이란 사실을 안다며 "미스터
황이 가는곳마다 누런 바람이 불어 몸살을 앓고있다"고 조크한다.

그도 그럴것이 다잡아 놓았던 중국의 TDX(전자교환기)시장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5개국이 나눠먹을 심산이었는데 난데없이 한국이
그틈을 비집고 들어오려고하니 "눈엣 가시"격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지난13일 "한국이 중국을 잠식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경주재 한국대사가 연일 한국산업의 중국진출을 위해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까지 했다. 급해진 것이다. 벌써부터
"견제구"가 들어오고 있다.

21세기에 남은 마지막 시장인 중국. 이 거대한 시장을 놓고 각국의
치열한 정치 경제 외교로비가 지금 한창 벌어지고 있다.

중국땅이야말로 각국 대사들의 "실력평점"이 매겨지는 "시험장"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