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서평위원회 선정
저자 : 임 현 진
출판사 : 서울대 출판부

박 길 성 < 고려대교수/사회학 >

오늘의 세계는 전환기적 불확실성속에서 다시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속
에서 각 사회는 새로운 사상과 제도의 모색에 몹시 부심하고 있다. 사회
주의 사회는 금세기의 막바지에 더이상 위축될것 조차 없는 역사발전의
모퉁이에서 그 어느때보다 새로운 사상의 태동과 실제적인 대안을 갈구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자본주의사회는 탈냉전질서의 불투명,
세계경제의 자유주의적 초국가적 통합, 지역주의의 각축으로 인해 새로운
제도와 규범의 장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발전의 차이에 따른 남북의 문제는 여전히 골깊게 파헤쳐진 채로
잔존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은 자신들의 현실과 유사함을 보이지 않는
힘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상에 깊이있게 침윤되어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세계사적인 일대 지각변동속의 제3세계 고유한 모습은 어떤
것이며 그 흥망성쇠의 기원과 진행,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을 가져본다.

''제3세계연구''는 저자가 지난 반세기동안의 제3세계 발전행로를 냉전
과 탈냉전의 전환기적 세계질서와 발전의 전반적인 역동적 시각에서 구명
해온 꾸준한 시도의 결실이다. 이분야에 있어 이미 여러권의 걸출한 연구
서를 출간한바 있는 저자는 이번에도 제3세계에 대한 명민하고 명료한
초상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책도 이분야에 관해 그 성취의 양과 질에
있어 이책을 필적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책은 서론과 결론을 별도로 하는 3부로 이루어져 있다. 서론에서
저자는 제3세계의 향방을 사회변혁의 시각에서 매우 진솔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어 제1부에서는 제3세계의 유형과 구조적변화를 총망라해 심도
있게 소개했다. 특히 한국의 현실을 분단과 종속적 발전및 민주화로
정리한 것이 두드러진다. 제2부는 라틴아메리카의 민주화과정을 테마별
로 조명하고 있으며 제3부에서는 관심을 한국사회로 집중시킨다. 남북한
의 발전과정비교, 신흥공업국의 복지정책, 탈산업화논의가 짜임새있게
어우러져 있다. 그리고 이책의 대미는 한국형 발전모델의 가능성과 한계
의 천착으로 장식되어 있다.

역사의 새지평을 열고자할때 거기에는 항상 모순과 긴장이 산재해 있는
까닭에 새로운 형태의 질서는 일단 형성되면 언제나 위기를 향해 달려
간다. 제3세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러기에 전환기적 도전속에서 기회의 모색이 어느때보다 절박하게
다가오는 현시점에서 이책은 우리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고 미래를
조망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책을 통해 제3세계의 실체와 다양성을 고유
한 모습 그대로 만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