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41) 회장의 외화밀반출 혐의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
수부(부장 김태정 검사장)는 28일 김 회장 명의의 외국은행 당좌예금 계
좌와 이 계좌로부터 나온 거액수표 4장의 사본 등의 자료를 입수해 자금
출처와 사용처 등에 대해 집중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김 회장이 자신의 명의로 89년 1월13일 미국 미들랜드 내셔널
은행 뉴저지지점에 1백10만5천여달러(8억8천여만원) 상당의 비밀당좌계좌
를 개설한 뒤 비자금을 관리해온 혐의를 잡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번에 드러난 비밀계좌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경인에너지가 지난 90년
일본의 스미토모상사로부터 알제리산 저유황 디젤유를 수입하면서 68만5
천달러의 외화를 불법유출할 당시 사용한 바클레이스은행 계좌(퍼스트 롱
브리지사 명의)와는 다른 별도의 계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입수한 자료에 대한 정밀분석작업을 마친 뒤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김 회장을 재소환해 비밀계좌에 입금된 자금의 출처와 사
용처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이 입수한 비밀계좌는 김 회장의 외화밀반출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
적 단서로, 사실이 확인될 경우 김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
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미들랜드 내셔널 은행 뉴저지지점 국제무역중
개부에 89년 1월13일자로 1백10만5천9달러를 입금해 계좌를 개설한 뒤 계
좌를 통해 92년 3월16일까지 약 3년2개월 동안 모두 11차례에 걸쳐 15만7
천14달러(1억2천5백여만원)를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수표 인수인이 김 회장의 친척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10490 WI
LSHIRE BLVD #2403)에 있는 호화 콘도에 거주하는 김 회장 가족의 재산관
리인으로 알려진 KIM CHONG W 명의로 인출된 사실을 밝혀내고 빼낸 자금
의 사용처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