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김경인씨(52.인하대교수)가 신.구작을 함께 보여주는
대규모전시회를 25일~11월3일 서울강남구신사동 갤러리이콘(516-1503)
에서 마련, 주목을 끌고 있다.

"어둠의 초상"을 주제로 한 82~91년작은 구관,92년부터 그리고 있는
"소낭구"연작은 신관에서 각각 전시한다. 출품작은 각 20여점씩 50점.
통산 네번째지만 서울에서는 81년(문예진흥원미술회관) 이후 만12년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소나무가 좋습니다. 힘도 있고 생명력도 있고 그런가하면 다소 꼬여있는
구석도 있구요. 그릴수록 한국사람의 삶내지 심성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80년대초 문제작가전 오늘의작가전등에 참가,민중미술의 터를 닦았던
김씨는 "참여와 순수의 문제를 떠나 서양그림이 아닌 우리것을 만들어보려
애쓰던 중 찾아낸 것이 소나무그림"이라고 털어놓는다.

"음양의 장" "나들이" "정선몰운대 노송" "울산바위석송" "승무"등의
제목이 붙어있는 "소낭구"연작은 분노와 어둠의 초상들에서 드러나는
힘과는 또다른 강건함을 보여준다.

"91년 여름 달포가량 강원도정선에 머문 적이 있습니다. 안개낀 산과
물과 숲을 보고 지내는 사이 바위틈을 비집고 자란 소나무가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뒤로 소나무를 찾아 전국을 헤매고 소나무를 다룬
조선시대화첩을 뒤졌습니다. 소나무의 형상을 통해 우리민족의 힘과
미의식을 배웠습니다"

김씨는 인천 태생으로 서울대회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80년대초중반 그림을 통해 잘못된 역사의 수레바퀴를 고발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