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시민 자전거타기 대행진"이 한강변에서 펼쳐졌다.
맑은 가을하늘 아래서 남녀노소를 불문한 참가자 모두는 힘차게 페달을
밟아 나갔다.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 언덕길에서 사람들이 밀리게 되자
자연 속도를 내지 못한 자전거 군단은 멈칫멈칫하다가 급기야는 서게
되었다. 필자가 몰던 자전거도 예외일수 없었다. 잠시 쉬고 있는 사이에
언뜻 "자전거경제"에 대한 생각이 뇌리를 스쳐갔다.

자전거는 일정속도 이상을 유지하여야만 앞으로 나갈수 있다. 한나라의
경제도 마찬가지다. 일정수준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루어야만 제대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우리경제가 걱정스럽다.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지 벌써 4년이나
흘렀다. 3%대의 낮은 경제성장률이 일년반째나 지속되고 있다. 도대체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낸 우리 같지 않다. 기업인들의 사기도 극도로
저하되어 있다.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설비투자가 무려 6%나
감소하였다. 엔고로 인한 대외경제 여건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 경제자전거 짐칸에는 네개의 무거운 짐이 실려있다. 고임금
고금리 고물류비용과 과다한 행정규제가 그것이다. 또한 부동산시장의
침체는 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하여 새로운 짐이 되고 있다.

우리 자전거에 실린 이 무거운 짐들을 덜어내야한다. 무엇인가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

한국자본주의의 틀을 다시 짜야만하는 것이다. 금융실명제는 이를 위한
정도요,첩경이다. 실명제실시로 모든 경제거래가 양성화 될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부터는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겠다.

우리 "경제자전거"는 지금 언덕길을 올라가면서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여기서 멈추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이것을 참지 못하고 쓰러져 버린
이웃들을 여럿 보아 왔다. 그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위해 너나 할것없이
정신 바짝차려 힘껏 페달을 밟아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