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번주 부자도 사면되어 번군과 함께 입경이 허락되었고,몇해 전
조정에서 추방되어 조슈번으로 피신을 갔던 산조사네요시를 비롯한 다섯
사람의 공경도 사면되었다. 그리고 다수의 개혁파 인물들이 풀렸고,
이와쿠라도 모미도 사면되어 복직이 이루어졌다.

이와쿠라는 집에서 이른 아침식사를 마치고 조정으로부터 기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정대로라면 지금쯤 소식이 있을텐데.하고 초조한
심정이되어 있는데,사자가 왔다. 지구사아리도우였다.

"이와쿠라도노,선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아,그래?수고했네" 선지를 받아
펼쳐보는 이와쿠라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이미 다 내정되어 있었던 일
이지만, 막상 거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천황의 이름으로 된 서찰을
받으니 새삼 감개가 무량했던 것이다.

"귀공의 그간의 고초를 위로하오. 오늘 사면을 하여 복직을 명하니,서둘러
참조하여 앞으로의 정사에 차질이 없도록 짐을 보필해 주기 바라오"
선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그것을 읽고난 이와쿠라는, "자,그러면
입궐할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조복을 갖추어 입고,머리에 두건을 썼다. 빡빡 깍은 머리 그대로
입궐하기가 쑥스러웠던 것이다. 그리고 왕정복고의 대호령문과 새로운
직제등 문안이 담긴 상자를 가지고서 집을 나섰다.

조정을 향해 가면서 이와쿠라가 지구사에게 물었다.

"지금 현재 조정 안팎에 아무런 이상이 없겠지?" "예,아이즈와 구와나의
어문(어문) 수비군이 대항을 할줄 알았는데,워낙 우리 쪽 기세가
등등하니까 놀라 도망을 쳐버렸지 뭡니까. 니조성(이조성)으로 철수를
했겠지요" "그랬겠지. 니조성의 동태는 아직 파악 못했나?" "글쎄요.
그건 사이고도노에게 여쭈어 보아야." "그래,알았어"
이와쿠라는 한층 걸음을 빨리했다.

니조성은 교토에 있는 막부의 성으로,쇼군이 교토에 오면 그곳에 머무는
것이었다. 지금은 쇼군 요시노부가 머물고 있었다.

요시노부는 쇼군으로 취임한 이래 에도엘 가지 않고,줄곧 교토와 오사카를
오가며 정사에 임하고 있었다. 이미 정국이 에도가 아닌 교토,특히 조정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에도로 가서는 정국을 주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