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발생한 남해안 벙커C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여수항과 광양항의
선박관제시설 현대화 등 해난사고 방지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
다.
특히 광양항에는 오는 96년 컨테이너 전용부두 1단계 사업이 완공되고
광양만 안쪽 율촌면에 자동차공장을 비롯한 `현대공단''이 들어설 경우 입
출항 선박이 급증하게 돼 국가적 차원의 시설투자가 긴요한 것으로 지적
되고 있다.
여수지방해운항만청에 따르면 여수 오동도에서 동광양시 제철부두에 이
르는 이곳 여수만 항로는 연간 1만7천여척의 각종 선박 1만7천여척의 각
종 선박이 입출항하고 있으나 초보적인 레이더시설마저 없어 무선교신과
쌍안경 등에만 매달린 `맨손관제''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항만청측은 "이로 인해 야간은 물론 악천후때 대피유도를 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사전통보도 없이 규정항로를 벗어나는 선박에 대해 효과적인 통
제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국제항 가운데 레이더 등 현대식 관제장비를 갖추고 있는 곳은
부산과 인천 포항 울산 등 4곳 뿐이다.
특히 길이 10여마일의 이 항로 가운데 여천시 낙포동과 경남남해도 사
이의 항로폭이 불과 1.5마일로 매우 협소한데다 이곳으로 부터 묘도까지
의 해저에는 2개 거대한 암초가 도사리고 있어 운항전문가들 조차도 두려
워 하는 곳이다.
이번 충돌사고의 원인을 수사중인 여수해양경찰서는 "유조선 금동호를
끌었던 예인선 제302경기호가 운항거리를 줄이기 위해 규정항로를 벗어났
다는 사실을 관제센터에 통보했으나 화물선 비지아산호가 이를 미처 피하
지 못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한편 `사고대책본부''는 3일 "유출된 기름 1천여t 가운데 바다에 뜬 6백여
t은 제거했으나 전남 여천에서 경남 삼천포 앞바다까지 80km의 해안에
엉겨 붙은 기름은 3개월이상의 수작업을 통해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