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환상의 현장인 대전엑스포에서 대형창극이 선보인다. 국립창극단은
10월4일부터 10일까지(오후6시) 대전엑스포극장에서 "구운몽"을 공연한다.
최신의 첨단기술도 동원되는 새로운 형태의 창극이다.

"구운몽"은 조선후기 숙종때 사람 김만중(1637~1692)의 소설을 극화한 것.
육관대사의 수제자 성진이 팔선녀를 만나 희롱한 죄로 풍도지옥으로 가서
양처사의 아들 양소유가 되어 인간세상에 다시 태어난다. 양소유는
장원급제하고 출세가도를 달려 대승상이 되며 팔선녀의 후신들인 두공주와
여섯낭자와 함께 인세의 환락을 마음껏 누리며 산다. 그런데 말년의
어느날 자신이 중의 몸임을 깨달은 성진은 양소유의 화려한 인생 모두가
하룻밤 꿈에 지나지 않았음을 발견하고 인생의 부귀영화가 허사인줄 깨닫게
된다는 줄거리.

"창극과 첨단기술의 접목을 위해 철골상승장치 첨단조명기기
멀티미디어영상과 애니메이션등을 동원했습니다. 꿈과 현실,천상과
물밑세계가 효과적으로 표현될수 있지요. 우리나라의 전통색인 색동과
흰색을 대비시켜 현실세계와 꿈의 세계를 시각적으로 나타내보기도
했습니다" 강한영창극단장의 얘기이다. 창극의 매끄러운 흐름을 위해
팔선녀중 한명인 적경홍을 동자로 변신시켜 극전반에 걸쳐 도창역까지
겸하게 했다.

이번 무대는 국립창극단원 40명이외에 국립극장에서 연수중인
카자흐공화국 알마타국립조선극장 소속 3명의 배우와 37명의 객원연기자를
포함,모두 65명이 출연하는 대형무대. 엑스포공연에 이어 11월에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93음악극축제"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문정희씨가 작품을 쓰고 이병훈씨가 연출을,홍원기씨가 구성을 맡았다.
국악협회이사장인 김소희씨가 창을 만들었으며 창지도는 안숙선씨가,
작곡은 백대웅씨가 담당했다. 성진역에는 은희진 왕기석씨가,육관대사는
강종철씨가,적경홍은 안숙선씨가 맡았다. "서양의 오페라처럼 창극을
한국을 대표할만한 공연예술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의 하나로 여겨줬으면
합니다" 강단장의 바람이다.

<오춘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