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등 북방지역과의 장기 지속적인 경협확대를 위해서는
무역수지균형이 긴요하며 수입업자단체인 무역대리점협회의 역할도
활성화 돼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9일부터 18일까지 러시아와 중국을 순회한 무역대리점협회
통상사절단의 방문기간중 중국측은 대한무역수지가 올들어 적자로
반전됐음을 상기시키며 한국이 중국제품수입을 늘려줄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중국측은 이에앞서 지난8월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 방문때도 수입확대를
요청한바있어 정부와 민간차원의 다각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우리나라의 대중무역수지는 지난해 10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들어서 8월말현재 흑자규모가 7억8천만달러를 기록,무역수지 급반전에
따른 중국측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같은 무역수지적자추세를 의식,이번에 파견된 통상사절단과
수입보다는 수출위주의 상담을 가졌다. 북경 천진 상해등 3개도시에서
열린 상담회에 멀리 흑룡강성등 동북지역소재 업체들까지 대거 참가하는등
대한교역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통상사절단의 방문기간중 중국과의 상담액은 6천1백만달러로 이중
대중수출상담액은 2천70만달러였던 반면 수입상담액은 4천1백만달러에
달했다.

러시아의 경우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우리나라의 무역수지적자액이
8월말현재 2억5천만달러에 이르는등 적자상태가 계속되고있는데도
수입요청이 잇달아 사절단과의 전체상담액 8천6백만달러중 수입상담액이
6천2백만달러나 됐다.

대한수출확대를 위해 러시아와 중국측은 사절단과의 업무협정체결에서도
예우를 갖추는등 성의를 보였다. 특히 북경에서 열린 업무협정체결때는
정홍업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회장이 직접 참석해 서명했다. 장관급인
정회장이 순수민간경제단체와 업무협정을 맺는 자리에 얼굴을 보인것은
의전관행상 예외적인 일로 평가되고있다.

러시아와 중국측이 이처럼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던데는 무엇보다
통상사절단을 파견한 무역대리점협회가 기본적으로 수입을 위주로 하는
경제단체라는 점이 주된 요인이었다. 수출진흥을 위해 파견됐던 사절단을
대했던때와는 격이 달랐다는것이 현지에 나와있는 한국관계자들의
평가였다.

차제에 우리정부측에서도 통상마찰을 풀어가는데있어 민간차원의
통상외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나가는 전략을 강구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최근들어 중국은 대한무역수지적자문제를 비공식적인 차원에서 꾸준히
우리정부측에 제기해왔으며 그런 맥락에서 이번에 사절단이 파견돼
수입을 위주로한 통상활동을 펼친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이었다고
현지관계자들은 평가했다. 중국시장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이제 그들의
수출요구도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전략을 병행하는것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수입전문단체라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그동안 입지구축에 적잖이
고심해왔던 무역대리점협회는 이번사절단파견을 계기로 자체적으로
통상외교활동을 강화해나가는 방향으로 협회의 기능을 활성화해나갈
방침을 세워놓고있다.

문흥렬협회회장은 "수입단체라는 점을 최대한 살려 통상마찰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내년3월과 9월 협회자체적으로 유럽과 북미지역에
사절단을 보내 통상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나 중국시장은 모두 일조일석에 개척될수있는것이 아니라는 점이
이번 방문기간중 만나본 현지 한국상사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었다.
특히 "인맥"을 중시하는 중국의 경우 현지의 무역관행에 익숙지않은
신규진출업체들은 오랫동안 인간관계를 다지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현지사정을
충분히 알지못한채 조기에 성급한 성과를 거두려다 실패한 사례도 몇가지
있다고 현지관계자들은 안타까워 했다.

중국방문기간중인 지난14일 북경에서는 "국제 자동차부품및
설비전시회"가 열렸었다. 13개국에서 모두99개업체가 참가한
이전시회에는 미국과 일본업체들이 많이 몰려들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은 닛산과 도요타등 무려52개업체,미국은 포드사등 6개업체가
참가해 전체전시장의 절반정도를 자국산제품으로 꾸몄다. 반면
한국에서는 평화산업 1개사만이 참가해 대조를 이뤘다.

러시아나 중국 모두 국내업체들에는 진출을 서둘러야하는 시장인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진출에 앞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크게 미흡한
시장개척활동을 보완,시장기반을 다져나가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
현지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었다.

<문희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