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과 견해를 밥먹듯 달리하는 경제전문가들이 어떤 하나의 정책사안을
놓고 수백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뭉친다는 일은 분명 "이변"에 속한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의회비준을 앞두고
미국국론이 둘로 갈라져 있는 가운데 경제학자 300명이 협정지지쪽으로
똘똘뭉쳤다. 최근 빌 클린턴대통령에게 보낸 NAFTA지지서한에 서명한
경제학자 300명의 면면은 밀턴 프리드만과 제임스 부캐넌등 보수주의자는
물론, 리버럴리스트인 폴 새뮤얼슨과 제임스 토빈등 학파와 계보를
망라한다.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더라도 미국에 대한 경제적 영향은 상당기간
미미할 것이다. 찬반양쪽 다 긍정적및 부정적 효과를 각기 입장에서
다투어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판정"이다.

로스 페로와 노조및 상당수 대중들은 멕시코와의 자유무역협정이 실현될
경우 멕시코의 저임 노동력때문에 수십만명의 미국인들이 멀잖아 일자리를
잃게될 것으로 우려한다. 미국기업들이 노임이 싼 멕시코로 공장을
옮겨가는 일종의 "남진러시"다. "협정관철"의 선봉장인 클린턴정부의 미키
캔터무역대표부 대표는 "대신 수십만명의 고임 일자리가 생겨나
미국경제에는 더 보탬이 된다"고 역설한다. 근거도 확실치 않은 가운데
낙관대 비관간의 "비전대결"양상을 띠어가고있다.

각종 모델로 분석을 거듭한 결과 "양쪽 주장 모두에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결론이다. 경제적으로 미미한 일에 경제학자들이 연명으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선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경제를 넘어선 "정치"다.

"자유시장경제개혁을 추진중인 멕시코 현 정부를 도와 멕시코를 우선
미국편으로 끌어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멕시코의 번영은 곧 미국의
번영이며 그렇게되면 불법이민도 차츰 줄어들것이다. 자유무역을 향한
미국의 대외적 이미지도 아울러 강화된다"는 취지들인 것같다.

멕시코가 미국의 생산전진기지가 될 경우 최대의 피해자는 한국과 대만
홍콩등 동아시아국들이다. 보호주의세력에 의해 협정이 무산되어도 이들의
다음 공략목표 역시 아시아 흑자국들이다. 이래저래 아시아는 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