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술도 배고픈 사람에게는 큰 힘을 주게됩니다"
17년간 한약방을 하면서 모은 22억8천여만원을 불우이웃의 장학금과 생활
지원금으로 선뜻 내놓은 경남 함안군 법수면 윤외리 대성당한약방 대표 김
건남씨(49.마산시 창동28)는 "뼈저린 가난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는
사람들의 고통을 알지못하는 법"이라며 "이웃덕택에 얻어진 돈을 불우이웃
을 위해 쓰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20일 22억8천6백65만5천82원
이 예금돼있는 양도성예금증서(30매)를 법인설립 기본자산으로 출연,가칭
"사회복지법인 대성복지회"설립신청서를 경남도에 제출했다.
김씨는 법인자산에 대한 연간 1억6천4백여만원의 이자 수입으로 자신이 경
영해온 한약방의 터밭인 함안군지역의 불우이웃의 생활비및 자녀 장학금,복
지기금등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성복지회는 김씨를 대표이사로한 8명의 이사회에서 함안군지역 읍,면장
이나 학교장이 추천한 주민과 학생들가운데 지원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설립신청서와 함께 제출한 사업계획서에는 우선 첫해인 94년도에 함안군내
소년,소녀가장 4세대를 비롯 부자가구 20세대,모자가구 30세대에 매월 5만
원씩,불우노인가정 50세대에 월2만5천원씩등 모두 4천7백40만원을 지원키로
하고 95년 이후에는 지원대상을 2백~3백여세대로 늘릴 방침이다.김씨가 남
을 돕기로 결심한 것은 가난했던 어린시절 부터.
그는 일본에 강제징용됐던 부친이 해방후 귀국한 뒤에도 징용과정에서 얻
은 지병에 시달리다 중학교 1학년때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마저 병석에 눕자
4남1녀의 장남인 자신이 소년가장이 돼 가난과 배고픔에 시달리는 어린시절
을 보내면서 꿈을 키웠다.
집안살림과 어머니의 약값을 벌기위해 신문배달과 찹쌀떡장사를 하면서도
책을 놓지않았던 그는 32살의 고령으로 76년2월 한약종사 자격증을 얻어 그
해 4월 대성당한약방을 개업,"약값이 싸고 효험이 뛰어나다"는 소문을 얻게
돼 번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