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243)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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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에는 사와노부요시를 앉혔다. 그는 조정의 정변 때 쫓겨난 존황양이파
의 중신으로,조슈번(장주번:지금의 야마구치현 그 일대)으로 몸을 피해
있었는데,히라노가 그곳까지 가서 그를 설득하여 자기네 군사의 우두머리로
모셔왔던 것이다.
그런데 히라노가 사와와 함께 다지마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천주조가
괴멸을 한 뒤였다. 그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은 히라노와 사와를 비롯한
다지마의 간부급 지사들은 즉시 논의에 들어갔다. 천주조의 항쟁이 이미
끝났는데,자기네가 다시 봉기를 할 것인지 어쩔 건지에 대한 협의였다.
주장으로 모셔져온 사와는 조심스럽게 거병의 중지를 내비쳤다.
"천주조가 실패로 끝난 원인을 생각해 보면 군사의 대부분이 농병이었기
때문일 것이오. 훈련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무기도 변변치 않은 오합지졸
과 다를 바 없는 군사로서 정식 번군을 당해낼 재간이 있겠어요. 우리도
같은 형편이니까,거병의 결과는 뻔한 것이지요. 그러니까 내 생각에는 후일
을 도모하는 게 현명할 것 같은데."
그말에 히라노는 정면으로 맞섰다.
"후일을 도모한다는 말은 지금까지 수없이 되풀이되어온 말 아닙니까.
언제까지 기다려야 된다는 것인지,기다리면 저절로 그런 때가 굴러온다는
건지,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그동안 후일,후일 하면서 기다려온 그 후일
이라는게 바로 지금이라고 나는 생각해요. 바야흐로 때가 왔다 그겁니다.
천주조의 거병이 바로 그 시기의 도래를 알리는 첫 신호지요.
비록 실패로 끝나기는 했지만,막부 타도전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그거
예요. 뒤를 이어 우리가 또 불길을 올려야지요. 우리의 불길을 보고
다른데서 또 불길이 오르고,또 오르고. 그렇게 불길이 이어져 나가면
결국은 막부 타도전이 본격적으로 터지는 거지요. 안그래요?
가만히 앉아서 또 후일을 기다리기만 해서는 때는 영원히 오지 않아요.
때는 만들어야 되는 거예요. 그리고 죽어간 천주조 지사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도 우리가 뒤를 이어 봉기해야 된다구요"
히라노의 열기를 띠기까지 한 언변에 모두 압도되어 흔쾌히 그의 주장에
따르기로 결의를 했다. 주장인 사와도 도리가 없었다.
그들 군사는 며칠 뒤 다지마를 출발하여 이쿠노로 가서 새벽녘에 그곳에
있는 막부의 대관소를 쳤다. 마침 대관이 출타중이어서 쉽사리 대관소를
손에 넣을 수가 있었다.
의 중신으로,조슈번(장주번:지금의 야마구치현 그 일대)으로 몸을 피해
있었는데,히라노가 그곳까지 가서 그를 설득하여 자기네 군사의 우두머리로
모셔왔던 것이다.
그런데 히라노가 사와와 함께 다지마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천주조가
괴멸을 한 뒤였다. 그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은 히라노와 사와를 비롯한
다지마의 간부급 지사들은 즉시 논의에 들어갔다. 천주조의 항쟁이 이미
끝났는데,자기네가 다시 봉기를 할 것인지 어쩔 건지에 대한 협의였다.
주장으로 모셔져온 사와는 조심스럽게 거병의 중지를 내비쳤다.
"천주조가 실패로 끝난 원인을 생각해 보면 군사의 대부분이 농병이었기
때문일 것이오. 훈련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고,무기도 변변치 않은 오합지졸
과 다를 바 없는 군사로서 정식 번군을 당해낼 재간이 있겠어요. 우리도
같은 형편이니까,거병의 결과는 뻔한 것이지요. 그러니까 내 생각에는 후일
을 도모하는 게 현명할 것 같은데."
그말에 히라노는 정면으로 맞섰다.
"후일을 도모한다는 말은 지금까지 수없이 되풀이되어온 말 아닙니까.
언제까지 기다려야 된다는 것인지,기다리면 저절로 그런 때가 굴러온다는
건지,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그동안 후일,후일 하면서 기다려온 그 후일
이라는게 바로 지금이라고 나는 생각해요. 바야흐로 때가 왔다 그겁니다.
천주조의 거병이 바로 그 시기의 도래를 알리는 첫 신호지요.
비록 실패로 끝나기는 했지만,막부 타도전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그거
예요. 뒤를 이어 우리가 또 불길을 올려야지요. 우리의 불길을 보고
다른데서 또 불길이 오르고,또 오르고. 그렇게 불길이 이어져 나가면
결국은 막부 타도전이 본격적으로 터지는 거지요. 안그래요?
가만히 앉아서 또 후일을 기다리기만 해서는 때는 영원히 오지 않아요.
때는 만들어야 되는 거예요. 그리고 죽어간 천주조 지사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서도 우리가 뒤를 이어 봉기해야 된다구요"
히라노의 열기를 띠기까지 한 언변에 모두 압도되어 흔쾌히 그의 주장에
따르기로 결의를 했다. 주장인 사와도 도리가 없었다.
그들 군사는 며칠 뒤 다지마를 출발하여 이쿠노로 가서 새벽녘에 그곳에
있는 막부의 대관소를 쳤다. 마침 대관이 출타중이어서 쉽사리 대관소를
손에 넣을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