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허물기내지 타 장르와의 연계가 일반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순수회화작가가 국악작곡가및 대중가요가수와의 공동작업을 기획해 화제.

오는 11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초대전을 갖는 재미작가 곽훈씨(52)가
바로 이같은 화제의 인물. 곽씨는 이번 국립현대미술관초대전에서 화력
25년을 결산하는 작품들을 선보이게 되는데 이 자리에서 국악작곡가
김영동씨(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및 대중가요가수 조영남씨와
함께 만든 설치작품을 발표하는 것.

곽씨가 국립현대미술관 앞잔디밭과 실내에 설치할 작품은 "소리나는
옹기". 이를 위해 곽씨는 경기도안성 옹기가마에서 두개의 뚜껑이 있는
길이 1m20 짜리 옹기 40여개를 제작했다.

이중 10개는 장의자처럼 생긴 받침대에 올려 회화작품과 함께 실내에
전시하고 나머지는 줄등으로 연결시켜 국립현대미술관앞 잔디밭에 늘어놓을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국악작곡가겸 대금연주자인 김영동씨가 각기 다른
30개의 음악을 녹음, 옹기속에 내장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는 하나의
국악합주곡이 울려퍼지도록 만드는 것.

옹기에 따라 뚜껑과 구멍 사이는 한지로 막아 다양한 울림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 옹기와 소리를 결합시키는 작업은 김영동씨와 서울대음대
동창인 조영남씨가 맡아 미술과 국악의 효과적인 코디네이션을 시도한다.

곽씨는 미국으로 떠나기전인 70년대초 이미 설치작품을 발표했었다며
옹기를 소재로 택한 것은 삶의 뿌리인 고향의 흙에 대한 믿음과 그리움을
나타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 미국생활이 길어질수록 동양과
동양정신, 한국과 한국적인 것의 소중함이 절실하게 느껴졌으며 그 결과
작품의 제재도 기와 겁등 동양적인 것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