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실명제시대를 맞아 새로운 경영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동안 노출을 기피하는 "큰손"들에게명의를 차.도용해
주거나 심지어는 돈세탁을 대행해 주는등 편법을 사용함으로써 힘안들이고
거액의 예금을 유치해 왔던 경영행태가 이제는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렇듯 금융기관들이 손쉽게 예금을 끌어모아 가장 안전한 곳에만 대출해
주는 "전당포식 영업"에 치중해 온데는 금융풍토의 미비 탓이 크다.
금리자유화가 안된 상태에서는 금융기관이 다양하고 양질의 금융상품을
개발할 유인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금리자유화는 금융기관으로서 자금 유입을 촉진시킴으로써 실명제 이후의
자금난을 해소함은 물론 경쟁심화를 통해 궁극적인 금융선진화를 이루는
계기가 될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미 약속한 제2단계 금리자유화를
조속한 시일내로 앞당기고 그 대상폭도 과감히 확대해야 할 것이다.

물론 금리자유화에 따라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이러한 일시적 어려움은 과감한 대외개방을 추진함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

외국기업들은 전세계적 금융네트워크를 활용,가장 싼 금리를 찾아 자금을
조달하는데 비해 우리기업들은 반도체 자동차등 핵심산업부문에서 조차
설비투자에 필요한 자본을 해외로부터 직접 빌리는 길이 막혀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설비투자 용도에 한해 해외차입을 과감히 허용하고 외국인 직접
투자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등 보다 적극적으로 대외개방을 추진
한다면 자본유입에 따른 금리안정 효과는 물론 설비투자 촉진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실명제실시에 이어 금리자유화가 실시되고 과감한 대외개방이 이루어질때
경제개혁과 경제활성화를 동시에 이루는 선진경제의 기틀이 굳게
다져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